(아처) 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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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51 Vote: 2 )

한 분야에서 뛰어난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어린 시절의 난 소위 '만물박사'를 동경했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깊은 지식을 소유하여
해박한 상식이 느껴지는 사람,
그런 모습은 내 자신의 이상형이었다.

하지만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또 가능하다라더라도 얼마나 많은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지...

얼마전 시험기간 중에 학교 도서관에서
결코 공부를 할 리가 없는 아처는
친구가 가져온 KINO라는 영화 잡지를 보게 되었다.

그 당시는 게시판에서 얘기했듯이
하루에 4-5편의 비디오를 보는,
조금은 영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태였기에
난 무엇인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섣부른 자만에 빠져든 것이다.

하지만 결론은 '전혀'였다.
두 영화광이 나눈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영화의 좌담은
나로하여금 내가 얼마나 부족한가를 톡톡히 깨닫게 해주었고,
'百日夜話'의 여러편의 영화 소개는
어떤 영화를 학문으로하는 것에 대한 관심을 모조리 무너트리고 말았다.

난 영화를 택하기에는 그보다 더욱 몰입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도 많다.

게다가 식도락이 될 수도 없음은 그와 비슷한 이치이다.

과거 식을 대하는 나의 자세는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먹되,
무엇을 선호하고, 무엇을 선호하지 않는지
뚜렷한 나의 주장을 갖고 싶었다.

하지만 내 미각의 열악성을 깨닫은 지금은
식은 단지 생명유지를 위한 필연적 행위로 규정짓고 말았다.

식에 몰입하기에는 내 천생의 감각이 너무도 부족하다.

위와 같이
1. 보다 나은 호감이 있기에,
2. 천부적 재능부족으로 인하여
난 유년기의 '만물박사'를 포기한다.

자신이 택한 분야에서 그 누구보다 많은 지식과 실력을 겸비하고 있는 자의 모습은
그 누가 보더라도 가장 멋있는 모습일 게다.

그런 모습이 진정한 삶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선 내가 몰입하여야 할 분야를 찾아봐야겠다.
아주 구체적으로...

ps. 이 질문이 얼마나 나의 무지를 드러내는 것인지는 잘 알고 있는데 말야~
난 부끄러운 무지의 숨김보다는 떳떳한 무지의 인정을 택해야겠어.

영화 말야~
아직도 난 감독의 최고 중요성을 인정하지 못하겠어.

글쎄 나같은 경우는 영화를 대할 때, 그 영상미나 혹은 구성방식보다는
그 플롯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거든.

그렇다면 그 플롯을 창출해 내는 작가가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너의 그런 생각은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따위의 어리석은 질문과 같아" 라는 답변보다는
차근차근 왜 그런지를 설명해 주었으면 좋겠당~ ^^*

3672/023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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