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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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다림...

난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고립되어
홀로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이
그렇게 외로운 것인지 처음 느꼈다.
게다가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기다리는 일이라면...

난 그녀가 어디 있을 줄 알았지만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단지 담배만 피고 있었다.

만나게 될 거라면 어떻게든 만나겠지...

2

내가 그렇게 고의적인 거리를 만들어 놓은 채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때
그녀는 항상 날 기다렸던 그 곳에서
여전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안에 있었으나
우리는 일치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만났다.
만나야 할 운명이었던 게다.


3

오래 전 '호텔 캘리포니아'란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거기에서 한 남자는 입대로 인해 한 여자를 떠나면서
아무 말 없이 떠날 수밖에 없었다.

군대란 건 그런 것이라고 난 생각했다.

아무 말도 필요없는 것!




4

내 욕심이고, 이기적인 행동일 뿐이다.

진정 그녀를 위한다면 그럴 수는 없는 게다.

그래서 난 마지막 만남을 생각했다.

'기다림'이란 사슬로 그 누구도 얽매이게 하고 싶지 않다.
또 자신감의 결핍이라고도 생각했다.




5

만나기 전에 어떻게 말해야 할 지 생각을 했었다.
그렇지만 결론 내릴 수 없었다.

난 그 정도밖에 안 되는 놈이기에...

언제나 그렇듯이 쉽게 포기해 버리고는
'어떻게든 되겠지'로 맺음 짓고 말았다.

"나 군대 가게 됐어 그래서 우리 헤어져야 할 것 같아"
따위의 마치 '니가 기다리겠다면 포기하지 않겠다'라는 식은
정말 널덜머리가 난다.

그런 건 사랑이 아니다.

난 사랑은 모든 것을 포기해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6

난 어느새 통신에 익숙해 있었다.

난 나를 말하는 법을 잊은 게다.

언제부터인지 대화로는 깊이있는 얘기를 할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라는 생각!

그래서 난 항상 나를 보여줄 수 없었다고 생각했다.



7

그렇지만 노력했다.
'마지막'은 노력의 가치를 수반한다.

은은한 피아노 음악이 연주되는 그 곳에서
우리는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다.

하고 나면 기분 좋은 대화들...
그런 것을...

그렇지만 '마지막'은 얘기하지 못했다.


8

우리는 나란히 그 약속장소를 다시 지나가게 됐다.
그녀는 이런 말을 했다.

"다음에 만날 때는 내가 거기서 기다리고,
오빠가 여기서 기다릴 지도 모르겠네"

난 이런 생각을 했다.

"앞으로 또 만날 수 있을까..."

만나야 할 운명이라면...

9

우리는 같은 테입을 샀다.
난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다음은 없다.

그리곤 여느 때처럼 그녀를 바려다 준 후 돌아왔다.

여느 때처럼 말이다.




10

결국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난 시간을 믿는다.
항상 시간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었으니...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그녀는 나를 잊을 테고,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었는데...'라고 말을 하게 될 게다.

그렇게 이별은 마무리 된다.



11

# 이별
작사:하해룡 / 작곡:고성진

너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 이제는 끝인 걸 알아
나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널 잊을 순 없겠지
눈물 흘리며 돌아오라는 너의 마지막 그 말을
그저 외면하며 돌아섰던 난 더욱더 슬펐어

하지만 사랑했잖아 참을 수 없는 현실이 미울 뿐이야
괜찮아 아파해선 안 돼 나의 모든 걸 주었으니

사랑해 널 죽는 날까지 내 마음 언제나
너 하나 뿐인걸 너도 알고 있잖아
사랑해 이별까지도 널 위해서라면
더 이상 사랑받지 못해도 지켜줄께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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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