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원은 나라가 어지럽자 집나간 아버지 이성계를 모셔오기위해
함흥으로 차사를 보내는데 차사들은 가는 족족 이성계에게 죽음을
면치 못하여 전전긍긍 하던차에 팔도에 방을 부쳐 아버지를 모셔와
나라를 평안히 할 차사를 뽑는데....
죽음이 두려운지라 사람들은 안나서고 세마리의 새가 차사를 자처
하며 나섰다. 이때 나선 새가 바로 뻐꾸기와 으악새와 파랑새였다.
그리하여 차사로 뽑힌 뻐꾸기와 으악새, 그리고 파랑새는 차례로
함흥에 도착하여 태조 이성계를 만나게 된다. 과연 누가 이성계를
방원에게 모셔올 수 있을까? 후대 史家들은 이 시대를 새를 선택한
시대하라하여 조선시대(鳥選時代)라 하였다는데....
뻐꾸기편
태조 이성계 앞에 엎드린 뻐꾸기는 ...
태상황마마! 이놈 뻐꾸기옵니다.
저는 본디 한평생을 법대로 살아온 새로 오래전부터 법치국가를 꿈
꿔오던 터라 본래의 이름 또한 '이법국'였으나 사람들이 법꾹이,
버꾹이, 버꾸기하다가 지금의 이름인 뻐꾸기가 되었습니다.
평범하나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서당한번 못가보고 배운거라곤 겨
우 K고에 S대뿐이옵니다. 비행운전면허시험에 연거푸 낙방하여 이
놈은 학문이나 시험에는 재능이 없음을 간파하고 아버지가 물려준
판사라는 보잘 것 업는 직업을 팔자려니 하고 가업으로 이어 받았
습니다. 이렇게 불쌍한 사람. 아니 새를 본적이 있사옵니까? 게다
가 새끼들에게 먹일 것도 변변치 않아 큰아들은 오징어 다리, 작은
아들은 멸치 몇마리만 먹였더니 결국....(이대목에서 목이 메임)
두아들 모두 독수리나 매가 쳐들어 오는지 망보는 망대에 조차 가
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잘 먹지도 입지도 못한 아이들인데 공짜밥
에 공짜옷까지 주는 망대에도 못간 것은 다 애비를 잘못만난 죄가
아니고 무었이겠습니까?
태상왕전하!
제가 차사가 되어 목숨을 걸고 이곳까지 온 것은 국가와 민족을 위
해서가 아닙니다. 저 멀리 소록도 바닷가에서 어려서는 다리밖에
못먹어본 오징어의 몸통 한 번 먹어볼려고 밤이면 밤마다 낚시를
하는 큰아들과 머나먼 이국땅에서 달러환율 폭등으로 발을 동동구
르는 둘째아이를 구하고자 함이옵니다. 제가 만약 차사로서 성공하
면 우리 세부자는 다시한번 만나 평범한 부자(父子?富者)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옵니다. 요즘은 아이들도 없어 새들의 유일한 오락인
五鳥놀이(ことり)에 선수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같은 애비된 입장
에서 광팔 아들한 없는 저의 안타까운 마음을 헤아려 주십옵소서.
이말을 다 듣고난 태조 이성계. 그 첫마디는...
방원이 이노오오옴!
뻐꾸기란 본시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데 새로 다른 새의 알들보다
부화기간이 짧은점을 이용하여 먼저 알에서 깨어나와 다른 어미가
가져다 주는 먹이를 독차지하고 결국은 다른 새들마져 둥지 밖으로
몰아내는 그 근본이 나쁘기 이를데 없는 새이거늘 어찌하여 이런
새를 차사로 보냈단 말인가? 저 새를 당장 털을 뽑고 된장을 발라
야 마땅할 것이나 너를 어엿비녀겨 법대로인 네 특기를 살려서 자
시부터 해시까지 매시마다 한 번의 어김도 없이 종을 칠것을 명하
노라!
- 여기서 뻐꾸기 시계가 유래됐다는 전설이 있다는데 믿거나 말거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