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잊지 못하는 만우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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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99 Vote: 1 )

<PROLOG>

난 아직도 지난 1997년의 오늘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아이의 눈물과
성훈의 굳은 얼굴과
그리고 어머님의 흔들리시던 모습...

내 사소한 장난을 믿어준
그 사람들에게 난 정말 감격하였었다...




<1997년 4월 1일>

알다시피 난 3월 말부터 무척이나 몸이 안 좋아
결국 3월 31일에는 동네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던 것이었다.

그리곤 내 아처제국에 홀로 뻗어 있었는데
새벽에 깨어난 난 오늘이 만우절이란 사실을
아프다는 이유로 그냥 지나쳐 버릴 만큼
장난꾸러기가 아니지는 않았다.

그리하여 '떠나는 자, 마지막 글'이란 황당한 제목으로
'나 너무 아파서 이제 요양을 가게 됐다'고 거짓말을 해 놓았다. ^^;;

그리곤 다시 뻗어 잠들었는데
아침에 그 아이가 눈물을 흘리며 찾아왔던 것이었다.

그 만우절 아침에 난 아픈 가운데서도
어찌나 웃었던지... ^^*

수업을 재끼고 온 그 아이와 난
함께 내 수업을 처음으로 들었고,
마음껏 학교 구경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곤 오후가 되었고,
당시 사정이 있어 통신을 하지 않았던 성훈마저
어떻게 된 일인지 찾아와 주었다.

내 사소한 장난을 2명이 진심으로 믿어주었던 것이었다.
그 때의 감격을 어찌 말로 설명할 수 있으랴.

우리 셋은 함께 아처제국에서 뒹굴거리고 있었는데
그 즐거운 분위기를 깨며 한 통의 전화가 온 것이었다.

당시 부모님과 연락을 거의 하고 살지는 않았지만
너무도 몸이 아픈 터라 어머님께 내 몸이 아프다는 사실을 알렸었는데
수화기 속 어머님께서는 다짜고짜 우시면서 내게 말씀하셨다.

"지금 빨리 고대병원으로 오거라.
조금만 늦으면 넌 죽을 지도 몰라"

그 때 난 내 생에 처음으로 죽음과 직면해야 했다.

처음의 내 반응은 내 의지와 상관 없는 눈물이었다.
'이렇게 내 삶이 끝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세상에 얼마나 많은 아쉬움이 남던지...

쉽게 안정을 취할 수 없었지만 우선 난 그들 덕분에 안정을 취하고
울먹거리는 그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낸 후
성훈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응급실로 가서 의사에게 내 X-Ray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이 환자 어디있죠?"
"전데요!"
"헉! 어떻게 서 있을 수 있으세요?
빨리 저쪽에 누으세요!"

그리곤 내 오른쪽 가슴에 호수를 꽂았다.

불과 1년 전의 이야기...











<1998년 4월 1일>

이렇게 다시 맞이한 4월 1일을
난 성훈과 밤비 내리던 부천의 거리에서 맞이하였다.

우리는 길거리를 질주하며 소리를 질렀고,
마음껏 노래를 불러댔으며
전화를 걸어댔고, 또 이것저것 때려부수고 있었다.

지나가는 남자에게는 시비를 걸었고,
지나가는 여자에게는 추파를 던졌다. --;;

마치 마지막 방황을 하는 듯이...

그리곤 아침, 돌아왔다.

난 이번 만우절에는 어떤 그럴싸한 거짓말을 할 것인가
곰곰히 생각하였으나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오직 작년 만우절의 기억만 되살아 날 뿐...

내게 그 1997년 4월 1일의 기억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되어 버렸다.

결국 난 그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지 않아도 될만큼
만족할만한 상태...

충분히 익숙해진 THIS처럼...











<EPILOG>

... ...









空日陸森 Fucking 우레 건아처


본문 내용은 9,834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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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