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아니 한 시간이 멀다하고 기둥을 벗어나려 애쓰지만 그럴수록
죄여오는 목으로 결코 기둥을 벗어나지는 못한다.
간혹 강아지는 기둥 옆에서 한가로이 잠을 자기도 한다.
그러다가 일어나서 컹컹 짖어 보기도 하고, 기둥을 벗어나려 뛰어 보
기도 한다.
이내 기둥 옆을 맴돌다가 기둥 옆에서 다시 잠이 든다.
강아지에게 기둥은 자신에게 주어진 세상의 전부일게다. 하지만, 강아
지에게 기둥은 삶의 터전이고 가장 편한 곳이기도 하다.
일상을 탈출하려는 사람은 때때로 도시 속에서의 똑같은 삶에 지쳐 먼
곳으로의 여행을 시도해 본다. 어느 곳에 가나 삶은 힘들고 똑같기 마
련이다. 결국 사람들은 가장 편한 자신의 집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재충전의 기회를 가지기 위해 여행하는 많은 사람들은, 궁극적으로 자
신의 삶의 터전인 일상 생활 속에서 좀 더 충분한 만족감을 갖기 위해
그리고 훌륭히 적응해 내기 위해 여행을 한다. 결국 이 사람들은 여행
을 통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일상에 복귀한다.
가끔 느끼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권태로움을 느낀다고 생각할 때 추궁
하려 들고 더욱더 죄려 한다면 결국 비극적 사랑을 맞을지 모른다.
현재의 사랑에 더욱더 만족하기 위해, 사랑 속에서 발견되는 일상적인
요소를 탈출하여 새로운 것을 접하게끔 가끔씩 여유를 줄 수 있는 사
람이 될 수 있길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