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공상과학만화를 많이 보고 성장한 대한민국의 소년이라면
그 누가 그렇지 않을 수 있겠느냐만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여서
알 수 없는 우주의 신비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을 해보고 있었다.
그 시절 난 외계인문명전수설을 믿었는데
어떤 과학적인 측면은 배제된 채
단지 철저히 감에 의한 독단이라고나 할까.
그러던 어느 날 난 한 책 광고를 보게 되었다.
"지구의 문명은 외계인이 전해준 것이다."
이 내 생각과 정확히 일치하는 책을
난 광고를 보자마자 바로 구입하여 읽기 시작하였다.
그렇지만 '수수께끼의 외계문명'이라는 유치찬란한 제목과는 달리
책 내용은 고3의 나이로 쉽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신화, 역사, 지리, 물리, 우주과학, 고고학, 언어학 등
이 책은 나에게 상당히 광범위적인 상식을 요구해왔다.
그러기에 힘겹게 반쯤 읽다가 결국 완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최근 소설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던 내 자신에 대한 반발과
또 종말론적인 세계 기후현상에 보다 바른 대응을 위해
난 과감히 그 시절 실패의 역작에 다시금 손을 대었다.
<감상>
무엇이 외계인문명전수설을 믿게 하는가!
우선 12라는 숫자에 신경을 써보자.
1년은 12달로 구성되어 있고, 낮과 밤은 12시간으로 구분되며,
신화(그리스, 로마, 수메르 등)속의 주신은 12 판테온이다.
또한 천공에는 12궁도가 있으며,
12명의 타이탄, 이스라엘의 12부족, 예수의 12사도.
영어에서 1-12까지만 고유 숫자이고, 13부터는 thirteen이 아니던가.
왜 12를 택했을까? 편하기로 따진다면야 10진법일 텐데.
이에 그는 그런 답을 제시한다.
현재 태양계에 존재하는 행성(태양, 달 포함)은 11개.
그러나 아직 발견되지 않는 12번째 행성이 있다는 것이다.
마치 헬리혜성처럼 태양을 아주 기다란 타원으로 공전하기에
그 공전주기는 3600년이고.
수메르의 고대 텍스트에서는 그 12번째 행성에
고도로 발달한 문명의 생명체가 살아
지난 지구와 근접했을 때 문명을 전수해주고는 떠나갔다는 게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지구와 근접했을 때
그들은 다시 찾아올 것이고.
이 책은 이런 과거 텍스트를 철저히 분석했을 뿐만 아니라
언어적 유사성을 얼마나 자세하게 찾아냈던지
보고있다면 수긍을 하면서도 그 양에 질릴 지경이 되고 만다.
또한 공전주기라던지 지질조사 등으로
그 시기까지 완벽하게 맞춰놨는데
내 생각을 과학화할 수 있는 계기도 됐지만
어쩐지 작자의 주장에는 완벽히 동의하지 못하는 반발심도 생기곤 했다.
각설하고. 직접 읽어보라. --;
<EPILOG>
이 책을 읽는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소설과 달리 충실한 이해를 필요로 한 탓도 있겠고,
요즘 머드에 빠져 책 읽을 시간이 거의 없었던 탓도 있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