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모든 고통은
어떤 상황에 닥쳤을때 겪는 그 당시의 괴로움 때문이 아니라
닥치지도 않은 후일에 대한 염려로 인한 마음의 괴로움 때문이다.
난 막상 닥쳐진 고통따위는
그냥 쌩까면서 지나가기를 기다리거나
별일아니라고 치부하면서 고통의 강도를 스스로 낮출 수 있다.
그리고 알다시피 모든 세상일이란게 겉만 거창할뿐 닥치면 별일 아니기에.
모든 일을 자신 맘 먹기 나름에 따라 얼마든지 모습을 바꿔놓을 수 있다.
그러나 난 이상하게도 후일에 대한 염려로 인한 마음의 괴로움에
큰 고통을 겪곤 하는 것이다.
이 일들도 어떻게 되던간에 막상 닥치면
그냥 그렇게 견뎌낼 수 있을터인데
그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난 왜그렇게도 그런 괴로움은
쉽게 떨쳐내버리지 못하고 자꾸만 생각하게 되는지.
내 젊은 날이 끝나게 됫을떠의 후일.
자! 그러면 걱정될 상황이 되지 않게 그때를 위해 준비하면 될것이 아닌가.
그러나 후일들을 위해서 지금 하고 싶은 마음을 바꿔가며
구차하거나 연연해하는 모습을 하고 싶진 않다.
다 그러면서 살아가는게 인생살이라던가
이 모든 것이 노력하지 않는 자의 웃긴 변명이라 할지라도.
현실만족주의. 이것은 분명 미래를 망치는 삶이다.
그러나 난 후일을 생각하며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하며 생활하고 싶지 않음이다.
아무리 결국은 나를 위한 일일지라도
내 마음을 의식적으로 돌리는 일을 난 나의 무의식에 대한 배신이라 생각하며
또한 어떻게 하든지 누군가의 삶이란
다 될려던대로 되가기 마련이라는 운명을 믿기에.
내 이치는 현명하게 세상 살아가는 이치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난 나의 모든 이치가 성숙하지 못하고 어리석은 것들임을 안다.
하지만 난 나의 이치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내 인생의 마감일을 정해놓는다면
내 인생에서 후일이란 없어지는 거겠지.
현재의 고통이든 미래의 고통이든 느낄 필요가 없게 되며...
나의 삶의 끝냄이
Game Over의 상황과 같이 가벼울 수 있기를.
니약한 자여,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는 지라
헤어날 구명을 보아도 그냥 지나쳐 버리고 마는구나.
p.s. 난 지금 현실을 꽉 잡아버리거나
아예 현실을 놓아버리거나 할 갈림길에 서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