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94] 객기 패러디(1); 잊혀지지 않는 사람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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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객기 ( Hit: 164 Vote: 2 )


#1

97년 1학기 초....
난 학교를 옮기느라 심적으로 엄청나게 혼란스러웠고,
위안을 그저 통신에서 찾을 뿐이었다...

하지만...
채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모임도 몇 개만 든 상태여서...
통신에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연동 번개에서 녀석을 처음 만났다...


첨엔 별 관심이 없었고...
어떻게 하다보니 그 애와 같은 반이 되었지만...
그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 애는 친절했고..
재미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정말 착했다.

수업을 같이 들었는데, 바로 옆 자리에 녀석이 앉아 있었다...
난 녀석에게 모든 걸 털어놓았고...
녀석이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을 정도였다...


그 애의 모든 것이 예뻐보였다.

학교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난...
조금씩...
그 애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언제나 난 그 애의 호출기 혹은 전화에 대고,
조금이라도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했고..
그 애는 나를 잘 따라 주었다...
힘든 일이 있으면 서로 들어주기도 했고...

가을이 한창일 무렵...


난 그 애에게 쪽지(to)로 고백을 했다.
"정말 사랑한다"고...

어설픈 고백을 그 애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직은 때가 아니요,
스스로 그러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 애가 부담이 갈 만큼,
나는 무리하게 내 생각만 한 게 아닌가 싶다.
그게 멀어지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사실 내 잘못이 컸다.


그 이후로 그 애를 볼 수 없었다.
통신상에서 가끔 보여도 난 말을 걸 수 없었고
더군다나 통신상에서까지 난 오해 때문에 크나큰 실수를 했다.
그것으로 끝났다.

그 이후로 정말 힘들었다.

혼자서 괴로워하고,
혼자서 성격을 바꾸려들고...
그리고 나에 대해 알 수 없는 죄책감이 밀려들 뿐이었다.

#2


1월 초, 그 애는 나를 용서했다.
물론 10월 3일에도 녀석은 날 더러 정리 잘 하라고 했었고...
서로 어색하지 말자고 했다...

그 애와 난 안 될 운명이라고 생각해야겠다..
그렇지만, 잘 되지 않는다.

1년이 넘은 지금까지 그 애가 보고 싶은 이유는 뭘까?

모르겠다..

나도..


혼란스럽다...

그 애를 못 본지 200일이 훨씬 넘은 지금도...
그 애와 처음 말을 했던 순간과..
삐삐에서 처음 목소리를 들었던 기쁨과..
언젠가 수업시간에 잡았던 부드러운 손의 느낌과..
내가 힘들 때 들려주던 그 애의 이야기가 그리울 때가 많다.

얼마 전...
그 애와 통화를 했다...
이미...
그 일에 대한 은원은 없노라고...


그렇다..
그게 현명한 걸지도 모른다..
좋았던 기억들만...
그냥 드라마처럼 간직하고..

그러면 되겠지.....

#3

예전의 이런 기억들을 이해해주는...
소영에게 항상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이런 기억, 하지 않고 싶은데도 가끔씩은 이렇게 청승맞을 때가 있군요..


모든 걸 이해하고 제일 어려울 때 날 감싸준 소영에게...
정말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고..
이제 즐거운 기억만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98년 10월 7일 밤... /Keqi/





본문 내용은 9,642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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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