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94] 난 참 나쁜 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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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객기 ( Hit: 177 Vote: 1 )


언젠가 카스 맥주 선전을 보면서...
언젠가 지금은 라디오시대를 들으면서...
난 참 다정다감하고 자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난 나쁜 놈이지요...
아가씨 가방이 터져도 재깍 고쳐줄 수가 있나...
아가씨가 슬퍼할 때 재깍 기분을 바꿔주길 하나...
무슨 일이 있으면 먼저 나서 길을 닦아놓길 하나...

하다못해 누구처럼 다섯 시 반에 자리를 맡아놓길 하나...

난 참 나쁜 녀석이지요...


쉽진 않네요...

어제로 아가씨를 만난 지 80일이 되었습니다...
아가씨는 가방을 잃어버려 슬퍼해도...
난 아가씨에게 아무 것도 해 줄 수가 없었답니다...

사실 이 웃기는 호칭만 해도 그래요...
내 여자친구가 되기엔 너무나 난감한 속에서...
난 그녀를 '아가씨'라는 허울 좋은 이름 아래 가둬놓고...
고문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몰라요...

난 참 나쁜 놈이지요...


친구들에게는 '특별히 막역한' 사람이라고 소개하지요...
하지만, 맘속으로는 그 감정이 참 잘 안 돼요...
사람들 중 일부는 이미 그를 '내 여자'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건 안될 말이죠...
아직은...

힘들 땐 아가씨를 찾더니...
좀 나아졌다고 군대로 가고...
아가씨를 한없이 나락으로 밀어넣고는...
책임없다는 듯 그러는 것 같네요, 제 행동이...

나 참 나쁜 놈이죠?


이런 얘기를 쓰는데 자꾸 눈물이 나네요...
우울증 증세가 또 도지려나봐요...

아가씨에게 337을 번호로 찍었어요...
낮에 누군가가 제 호출기에 그랬거든요...
(누군지는 몰라요, 나도...)

나때문에 불어를 들었는데도...
난 오늘 학교에 가지도 않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통신만 했어요...

셤을 잘 봤는지, 가방은 찾았는지...


아가씨도 많이 힘들 거예요...
알지만...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번번히 난 아가씨만 괴롭히네요...

첨에 아가씨가 날 이해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안중에도 없는...
이기적인 인간이예요, 난...

내일은 학교에 가야져...

말로만 아가씨, 아가씨 하면서...
정말 아가씨를 위해 뭘 했는지...
혹시나 아가씨를 울리지는 않았는지...


날을 새더라도 오늘은 할 일을 다 할래요...

처음에 그런 말을 했었죠...
정말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는지...
말만 앞세운 건 아닌지...

많이 실망했을 거예요...

난 참 나쁜 놈이에요...
그렇죠?


이제 남은 시간은 줄잡아 석 달 정도...
늘 즐거운 기억만 할래요...
그리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래요...

힘들어도 아가씨한텐 짜증부리지 않을 거구...
힘들어도 처음에 아가씨가 그랬듯...
이해하고 보듬으려고 노력할 거예요...

차마 할 수는 없지만...

God saves 'my love', 'my lady'... 81, α... /Keqi/



본문 내용은 9,629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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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