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르르릉"
난 피곤함을 이기지 못해 언제부턴지도 모르게 잠들어 있
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와 내 소중한 잠
을 빼앗고 만 것이었다. 으이씽, 누구야! --;
"난데, 지금 만날 수 있겠어?"
그녀였다. 그녀가 내일이면 외국으로 이민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어제 우리는 마지막 만남을 가졌기에 그녀로
부터 만나자는 얘기는 조금 의외였다. 난 마지막 날은 그녀
만의 시간을 줘야한다고 생각했었다. 그 배려의 마음으로 그
녀와 함께 하고픈 욕구를 참아내고 있었던 게다.
물론이지, 조금 피곤하긴 하였지만 그녀가 원한다면 난 모
든 걸 내던지고 딸기쇼트케이크를 사올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리곤 시계를 봤는데, 헉, 헉, 헉! 밤 11시였던 게다.
밤 11시에 만나자는 요구, 그리고 마지막 밤... 어쩐지 난
그녀의 의도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설...마... 설...마...
그거라면, 헉, 안 되는데, 난 아직 순결하단 말야. !_!
좋아좋아. 담담하게 생각하자구. 나도 이제 성인이야, 성
인. 괜찮아, 괜찮아. 음,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라 이름
붙이면 되겠군, 아, 그것보단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
상구]가 더 낫지 않을까? 아냐아냐, 이 역사적 사건을 말하
기엔 그게 좋겠군! [한밤의 TV(TantiVy) 연애(戀愛)]!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그녀의 다음 말이 조금 이상했
다. "그럼 이따 8시에 봐. 안녕."
8시라고? 지금이 11신데, 8시라고? 내일 만나자는 건 아닐
텐데... 난 의아해하면서 다른 시계를 돌아봤다. 사실 난 한
번 잠들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성향 덕분에 꾸준히 지각을
하여 세상의 모든 꾸사리로부터 한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
던 중이었다. 그러기에 내 방에는 벽시계 한 개에 자명종시
계 네 개, 총 다섯 개나 되는 시계를 장비하고 있었다.
헉. 그런데 내가 봤던 그 시계가, 너무나 비극적이게도,
건전지가 닳아 멈춰버린 시계였던 게다. 아. 이럴 수가. !_!
모든 게 허무하고, 허탈하고, 무의미하던 그 시간...
어무이, 소자 오늘도 옥동자 하나 낳아달라는 그 소박한
꿈, 이뤄드리지 못하나이다. 불효막심한 소자 죽여주옵소서.
흑흑흑... !_!
흐아암. 벌써 27시가 되어가. --;
졸려 죽을 것만 같아. 흑. !_!
쓰다 만 얘기는 어쩐지 참 씁쓸한 느낌을 주지만
도/저/히/참/을/수/가/없/어/
졸/려/서/죽/을/것/만/같/아/
허허. --+
역시 다음에 널널할 때 보강해 놓도록 하지. 뭐. --;
그럼 모두 좋은 꿈 꾸기를... -_-;;
98-9220340 건아처
# 1999년 1월 15일 1시 30분 조회수 32
음, 아무래도 근시일내에 이걸 정리해 놓는 건 무리겠어. --;
요즘 다시 머드에 빠져있을 뿐만 아니라
색다르고 기발한 생각을 하기엔 정신적으로 무리야.
장담하진 못하지만,
먼훗날 언젠가 오늘이 그리워져서 다시 돌이켜 생각할 때
너무나 널널하여 가만히 있을 수 없을 때
그 때 잘 정돈해 놓도록 할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