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술을 마신 후,

작성자  
   achor ( Hit: 203 Vote: 1 )

몸이 떨려온다.
술을 이빠이 마셨다.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 몇 놈은 초장부터 죽었다.

이 친구들이 좋은 점은
대책 없는 색끼 속에서도
진실하다는 점에 있다.

이 친구들은 모두들 중학교, 혹은 고등학교 중퇴다.
말투는 거칠고 행동은 과격하지만
조금 배웠다는 사람이 지니는
가식이 없다.

어떤 기교나 꾸밈없이
스스로를 털어놓는다.

난 묵묵히 듣는다.
이 친구들 사이에선 유일한 대학생인 내가
모사 혹은 조언자 역할을 하게 되는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내던진 말에도
이들은 내게 감탄해 버린다. 그래서 난 당황한다. --;

그렇지만 화자가 내가 되는 법은 결코 없다.
그들은 내게 이번엔 내 이야기를 해보라고 강요하지만
"난 듣는 게 더 좋아", 가볍게 말을 돌리며
난 다시 친구들을 화자로 만들어 버린다.

내 일은 혼자 생각하고, 혼자 처리하고 싶다.
파멸로 향할 지라도.

그렇지만 이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이런저런 사건에 자주 휘말리고 만다.

술에 취해 명분 없는 패싸움이나
음주운전 정도는 기본이고 애교다.

그렇지만 여자 꼬셔내는 건
대부분 내가 맡아 처리한다. --;
놀랍겠지만 그래도 그나마 내가 얼굴이 나은 편이다. --+
그러니 소개팅 부탁은 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게다. --;

오늘은 노래방에서 한 판 떱다.
어쩌면 지금쯤 그 친구는 힘겹게 헐떡이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난 모든 유혹을 물리치고
도망치듯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유혹에 강하다거나
정조관념이 투철한 까닭은 아니다.

다만 그 여자들,

귀찮았고, 특별한 관심이 생길 만큼 매력적이지 않았다.
또 이상하게도 통신이 하고 싶었다.
그다지 할 일도 없어서 멍하니 있는 이 통신이 말이다.

한 친구가 술에 취해 나와 뽀뽀를 하고 싶다고 했다.
젠장, 남자였다. --+
돋나 패버렸다. --;
그 친구는 그대로 뻗어버렸다. --+
남자와의 신체적 접촉은 정말 싫다. --;

술을 마시면 그녀가 보고 싶어진다.
미치도록.




98-9220340 건아처


본문 내용은 9,492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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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