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목요일 오후 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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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봄기운, 三寒四溫.
어제 아침엔 조금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더니만
정오 무렵쯤 되니 햇살이 따뜻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사무실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상념에 잠겨있다
난 옥상에 올라보기로 했다.

처음 사무실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던 때,
짬은 낮고, 할 일은 없고, 졸리고...
그 땐 홀로 옥상에 올라 감상에 잠기곤 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조금씩 편해지더니만
요즘은 굳이 옥상에서 혼자만의 공간을 만들지 않아도 되었다.

옥상에는 예전 내가 갖다 놓은 의자가 그대로 있었다.
하긴, 그곳에 올 사람은 나 이외는 없겠지...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바람은 아직 조금 차갑게 느껴졌지만
햇빛은 눈이 부실만큼 화사했다.

대학교 시절이 생각났다.
이상하게도 내가 학교에 간 기억은
오직 오늘 같이 따사로운 봄하고만 연관된다.




이별의 섬, 제부도...
"우리 섬으로 여행 갈래?",
이 말은 이별하자는 이야기란다.

슬픔을 가득 안고 있는 비운의 섬, 제부도...
마지막 이별여행을 떠난다,
함께 배를 타고 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이제는 니가 바다에 뛰어들든, 뭘하든 상관치 않아.
우린 이제 남남이야. 네가 가고픈 곳으로 가."
그리곤 뒤돌아 선다...

그치만 언젠가 말했듯이
이별여행은 쉬운 게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이별하는 게 아니라면
평생 이별여행은 못할 것만 같다...













내게 있어선
무엇을 했든 안 했든 그 행위 여부보다는
흔적을 남겼느냐, 안 남겼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수많은 죄악과 몰상식 속에서도
느끼한 얼굴을 당당히 드러내며
가증스럽게 살아가고 싶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는 상태...
난 완전범죄를 꿈꾼다...



퇴근하여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할 일이 있어서 먼저 일찍 일어나긴 했지만
어제는 이상하게도 술에 일찍 취했다.

술에 취하면 누군가 내 곁에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집으로 향하는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
만약 내 옆에 괜찮은 여인이 앉는다면
손을 잡아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예전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과
이제는 조금 다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공존한다.

매일 술에 찌들어
누군지 모르는 낯선 여자들 속에서 살아가는 것,
기억의 유물로 남기는 것도 좋을 듯 한데...

아직은 무엇에도 결연한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
그리하여 난 아직도
대강대강 되는 대로 살아가고 있다...

98-9220340 건아처


본문 내용은 9,451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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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