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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 여름에 관한 두세가지 이야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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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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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4월 26일 월요일 오후 2시 15분 맑음.
완연한 여름이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바람이 차가워
'쌀쌀하다'와 '싸늘하다' 사이에서 고민했던 것 같은데...
창밖의 앙상한 나뭇가지들을 보며
떠나가는 선배들의 송사를 썼던 것 같은데...
너무 맑다.
그리하여 한 여름 오후의 낮잠은 너무도 달콤하게 느껴진다.
1996년 여름엠티가 무척이나 생각난다.
한아름 짐을 둘러매고 시원한 바다를 가로질러 섬에 도착하니
뜨거운 여름햇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 않았던가.
우리는 아주 젊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만큼 의욕이 넘쳤다.
그리고 서툴렀다. 삶이든, 사랑이든...
'사랑에 관한 두세가지 이야기 2'.
생활이 바뀌면서 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줄 알았는데
그 한가지 이야기가 남겨져 있었다.
하나는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면서 느꼈던 아쉬움...
다른 하나는 한 술집에서 만난 여인과의 이야기...
그땐 올리고 싶지 않을 만큼
졸작인 느낌이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내 심정이 고루고루 녹아있었다.
익숙해짐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푸르른 산록을 볼 때면
어린 시절 갔던 외할아버님 산소가 생각난다.
그 때도 날씨가 참 뜨거웠다.
'여행은 도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떠나기 위해서다'
...란 괴테의 말이 생각난다.
여행을 가고 싶다.
시원한 바닷가로 달려가 젊음을 느끼고 싶다.
사랑은 죽음일까...?
젠장, 죽음까지는 모르겠고, 어려운 건 사실이다.
내 기분에 따라 마음대로 사랑할 수 있다면
아무 것도 걱정하거나 염려하며 마음 아파하지 않을 텐데...
(사실 사랑에 있어서 '아파하다'만큼
유치한 단어도 없을 듯 하다.)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잘 되지가 않는다.
생각을 품고 싶은데 잘 되지가 않는다.
이상하게도 탁탁 끊어진다.
조금 떠오르면 거기가 끝이다, 진행되지 않는다.
그리하여 지금처럼
조각 같은 단편들로 이야기되고, 생각된다.
어제 받은 98-99 칼사사 겨울엠티 사진을 봤다.
곁에서 사진을 훔쳐 본 친구들이
다들 미선한테 뻑 갔다. 허허. --;
읔, 근데 내 콧구멍은 왜 그리 크게 나왔는지 모르겠다. --+
아, 지루한 시간과의 싸움...
東邪西毒...
그러나 그 시절에 나는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려나...
나는 흔들리고 있다.
내 단호한 의지 없이 감정의 흐름에 따라 흔들리고 있다.
이 땐 이 생각, 저 땐 저 생각...
그 흩날리는 갈대여...
어쨌든 여름, 그 화려함이 오고 있다.
여름이 오기 전까지 무언인가 준비해 놓고 싶다.
Rough... 그 다듬어 지지 않은 순수함이여...
그리고 아름다운 여름날의 사랑 이야기여...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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