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술을 마셨다. 구토는 하지도
않고, 그대로 위에서 흡수시켰다. -.-;
술을 마신다는 것. 기분좋게 마시는 것으로 끝내야 하는데 생각보다
잘되진 않는다. 한번 마시기 시작하면 끝장을 내는 성격이라 그런지...
그렇지만 더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다. 술을 마시는 이유는, 현실을
잊기 위함인 경우가 많고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르면 아예 잊어 버리고
싶은 마음에 술로 끝장을 보는 것이다. 아... 도대체 나는 왜 이렇단
말이더냐. !_!
......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술집에서 나온 후에 차를 타고 회사로 들어온
이후 기억은 없다. 으흑. 이걸 알콜성 치매라고 한단다. 슬슬 이런
것에도 관심을 가져볼 때다. '어, 나 필름 끊겼어' 하면서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만한 거리가 못되는 게다.
한 가지의 후회. 정신이 없다는 게 후회.
......
좋은 술(?)은 아침에 일어나서 머리는 안아픈데 술이 안깬다. 이런 젠장.
지금 업무 시간. 좀 있으면 점심 먹을 시간인데 사실 지금 거의 정신이
없다. 아직까지 알콜 기운이 남아서 내가 무슨 글을 쓰고 있는지,
자판을 제대로 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낮술이라는 게 이런 건가 보다.
아... 어지럽다. 띵띵.
......
어떤 대상 혹은 대상물에 대한 애정은 쉽사리 버리기 어려운 것 같다.
그런게 바로 미련이고, 그런 게 바로 정인가 보다. 그리고 그런 애정을
버리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사람 의지일테고. 요즘은 의지가 충만하다.
으하하하. 드디어 난 점점 잊어간다. 이런 나 자신에 대해서도 내가
놀라울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