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를 쓰는데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답니다. 천
성적인 제 게으름 탓도 있겠거니와 또 다소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저조차도 구조를 쉽게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
어쨌든 이 속엔 이런저런 얘기들이 들어있는데 사람들이
단지 그 수많은 에피소드 중에서 한 가지만을 겪은 후 이
[드라큘라]를 버려버린다면 흑, 그간의 제 고생이 너무도 허
탈할 것 같아서요. !_! 그래서 이렇게 해설서를 만들어 봅니
다. ^^*
[드라큘라]의 가장 근본적인 해결키워드는 냉철한 사고와
진실한 열정입니다. 무모함만으론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답니
다. 눈에 보이는 열정이 아니라 무의식 중에 생기는 열정,
그걸 잡아보고자 했어요.
운에 의해서 진로가 결정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심리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걸 꿈꾸며 제작했지만 잘 되지 못해 안타
까움이 남아요. 그렇지만 그럴만도 한 게 전 심리학을 공부
한 적이 없으니 어쩔 수 없죠. 뭐. --; 어쨌든 나름대로 여
러차례 베타테스터들을 통해 심리분석을 했고, 또 한쪽에 너
무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언어적으로 밸런스를 조절하려
노력했음을 알아주세요. !_!
첫 번째 난관은 순수한 열정을 가려내는 일이예요. 그 관
문이 닥치기 전에 몇차례 사소한, 눈에 보이는 열정을 시험
해 보는 관문이 도사리고 있기에 쉽지만은 않을 거란 자존심
을 세워봅니다. ^^; 물론 이 첫 번째 관문을 놓친다 해도 최
선의 길로 가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이곳에서 실패하면 다소
힘들거라 믿습니다. --;
두 번째 난관은 무모함을 포기하는 것이지요. 역시 그 관
문이 닥치기 전에 사소한 무모함을 시험하는 기회를 주기에
쉽지만은 않을 거란 자존심을 또다시 세워봅니다. 히죽. ^^
첫 번째 관문처럼 이것 역시 놓친다 해도 최선의 길로 가는
방법이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역시 더 힘들게 되죠.
세 번째 난관은 어떤 가치를 중시하고 있나, 알아보는 것
이예요. 각 가치를 상징하는 개체들이 등장하여 여러분을 시
험하려 들 것입니다. ^^; 이건 좀 잘 찍으시는 방법밖에 없
을 듯 하네요. 평소 삶이 저와 비슷하셨다면 도움이 되겠지
만요. --+
그리고 마지막 난관. 이곳은 삶의 자세를 시험합니다. 어
떤 모습으로 사는 것이 사랑의 이상일까, 하는 생각을 해봤
거든요.
부디 이 모든 제 미천한 장치들을 물리치시고 제 코를 납
짝하게 해주시길 바래요. 제가 좀 마조히스트잖아요. --; 절
고통스럽게 해줘요. 더욱 세게요, 아, 아, 더욱 세게! --+
그 외 별볼일없는 트릭들도 몇 개 숨겨놨고, 또 코드명을
사용하여 특정한 결말을 내는 사람들을 구분해 보고자 시도
도 했음을 알려드려요.
그런데 사실, 제가 진실되게 이 게임에 임해봤는데 저 역
시 이상하게도 윤정을 구해내지는 못하더군요. 제 결말의 코
드명은 '전...'이랍니다. 혹시 이런 코드명이 나왔다면 저와
같은 길을 가신거라 생각하시면 돼요. ^^*
마치 거창한 무언가를 성취해 낸 후에 세인들의 화려한 스
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수상소상 혹은 작품후기를 적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 그치만 전 정말 이거 쓰느라 많이 고
생했답니다. !_! 머리가 뽀개지는 줄 알았어요. 그러니 별
것 아닌 것 같고 조금 생색낸다 하여도 가볍게 그려렴, 하고
이해해 주세요. ^^*
1999년 7월 2일 16시 45분
쓰기를 마치고 ANSI 작업을 들어가기 전에
98-9220340 건아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