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문화일기 151 흑기사

작성자  
   achor ( Hit: 210 Vote: 1 )

+ 흑기사, 이현세, 세교, 1998, 만화, 한국

일전에 가끔 스포츠신문을 통해 봤던 만화였다. 연재물이
라는 게 원체 그렇기도 하겠지만 전혀 내용을 알 지 못하면
서도 다소 아쉬움을 느끼기도 하고, 또 다소 기대감을 주기
도 한다. 그렇게 남아있던 감정들이 아마도 노랑머리,를 고
르려 했던 내 손을 바꾸게 했을 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 시절 내가 신승훈을 비난할 때 신승훈 팬이었던
한 친구가 말했던 게 생각난다. 그 흔한 사랑을 보다 가슴에
와 닿게 하는 것도 큰 능력이라고... 맞는 말 같단 생각을
했었다.

이 만화 역시 상투적인 설정에서 시작된다. 어머니가 다른
이복형제가 자라나서 서로의 적이 되어 서로에게 칼을 겨누
는 설정. 그 외 부가적으로 어린 시절 사랑했던 사람도 적이
되고, 후에 화해하는 지루한 결말로 치닫기도 하고. 색다름
이라면 주된 이야기였지만 겉치레로밖에 느껴지지 못한 M&A.

그런데 그런 상투적인 이야기 속에서도 난 제법 큰 흥미를
느꼈던 게다. 대개 어떻게 종결될 것 같다는 뻔한 예상을 할
수 있는 전형적인 인물들을 보면서도 혹시,하는 기대를 품었
었고, 뻔한 이야기임에도 설마,하는 의혹을 품었었다. 그런
게 이현세 만화가 가진 힘이라면, 동의할 수밖에 없다.

최초에 누가 그런 설정을 해놨는 지는 모르겠지만 참 괜찮
은 설정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친했던 형제가 서로 다
른 길을 걸어가며 서로의 적이 되어 비극적이면서도 감동적
인 결말을 맞이하는 것. 한 인물의 일대기를 그렇게 앉은자
리에서 줄기차게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를 폭풍이 가슴에서 느
껴진다. 마치 길고 긴 여행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와 오
랜만에 내 방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기분, 그런 기분
이다.

어쨌든 재미있게 잘 봤다.
그리고 사랑이 조금 더 무거워도 좋을 것 같단 느낌이 들
었었다.





990821 19:00 운명, 그 거대한 폭풍의 힘...











98-9220340 건아처



본문 내용은 9,319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c44_free/25263
Trackback: https://achor.net/tb/c44_free/25263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LINE it! 밴드공유 Naver Blog Share Button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28156   1482   213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   댓글들에 오류가 있습니다 [6] achor 2007/12/0856068
24128   [롼 ★] 자르기. elf3 1999/08/25202
24127   [야혼] 그녀가 아름다운건..(껄떡일기) --; yahon 1999/08/25197
24126   [야혼] 상상의 경계, 표현의 금기 영화 '샤만카' yahon 1999/08/24197
24125   [롼 ★] 검열에 걸린 편지. elf3 1999/08/24199
24124   [돌삐] 익게 dolpi96 1999/08/24200
24123   [덧니] 익계에서~ 유라큐라 1999/08/24199
24122   [돌삐] 꽃무늬 할머니 dolpi96 1999/08/24169
24121   [돌삐] Baby Vox론 dolpi96 1999/08/24168
24120   [지니] 그에게 온 메일 mooa진 1999/08/24180
24119   [지니] 군팔 mooa진 1999/08/24178
24118   [당찬12] 전화한 후. asdf2 1999/08/24176
24117   [주연] 끝. kokids 1999/08/24211
24116   (아처) 몰라 achor 1999/08/24193
24115   (아처) 문화일기 151 흑기사 achor 1999/08/24210
24114   [svn] 스타크하는 사람들 이것좀 바바.. 좀 웃겨. aram3 1999/08/24227
24113   [주니] 가증 - 01 dazzle07 1999/08/24201
24112   [svn] 으아아~~~ aram3 1999/08/24158
24111   [노새] 백설공주를 위하여.. 재가되어 1999/08/24190
24110   [노새] 짝사랑 Ⅱ 재가되어 1999/08/24170
    209  210  211  212  213  214  215  216  217  218     

  당신의 추억

ID  

  그날의 추억

Date  

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