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현이를 찾아서 근처 대학교로 간다. 망상에서
처럼 길이 갈래길이다. 잘못 들어서 버스를 기다리다
서있던 낯선 사람에게 길을 묻자 그는 표지판도 안 보
냐고 구박하면서 다른 길로 가라고 한다. 잘 재어 봤
더니 역시 엉뚱한 길이다.
버스를 타려고 기다린 건지, 지현이 학교에 다닌다고 설
정된 내 중고등학교 동문들-리비도가 고착된 숱한 꿈속 인
격체들-을 기다리는 건지. 처음에 오성이를 봤다. 옛날 국
민 학교 때, 한 살 어린애를, 단지 나도 이길 수 있다는 이
유로 까닭없이 패주고 걔들 패거리 셋이 나한테 덤볐을 때
그가 막아줬던 기억이 난다. 백 뭐라던 친구도 기억난다.
국민학교 3학년 때 알게 되었는데 매우 활달한 편이었지만
다시 같은 고등학교에서 만났을 땐 학습 결과도 언제나 안
좋았고-성격상의 문제임, 학습 결과가 안좋은 건 대개-,
소심하고 수줍어했다. 그 혼잡한 줄에서 그런 식으로 마지
막에 찾아낸 건 현석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