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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뒤늦은 4주년기념식*정모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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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be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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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 06:12분....
나는 신림에 도착했다.
몹시나 피곤했다.
선배와의 약속때문에 새벽부터 한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역 "월계역"을 가기위해
전날 꼬박 겜방에서 파파2000,한판도 깨지못하는 스타에 메달려 눈이 충혈된 상태였
다. 본인은 아직 군대시절의 일과에 익숙해 제대후 한번도 태양이 뜨는걸 보지 못 한
관계로 전날의 밤샘은 다음날인 토요일,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밤샘이 아니라면 오전약속을 지킬 자신이 없었기에 무리한 밤샘을 강행한것이
었다..게으름에 기인한 것이지만 타계하는 방법또한 참으로 무식한 방법이었다.-_-..
그 약속이란 것이 또한 무리한 것이었으니 축구시합이었다.-_-
오전중으로 끝날줄 알았으나 사실 오후 3시에 본경기가 있다는, 그러면서 제육덮밥을
사주며 시작되는 설득과 꼬임에 마지못해 넘어가 부득이하게 3시까지 엉뚱한 학교의
빈 강의실 한쪽귀탱이에서 토막잠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난 계산을 했다.3시에 시작해서 4시 좀 넘어 끝나면 씻고 오는데 2시간은 잡아야
되는데..흠...빨라야 7시에나 올것 같았다.너무 늦는군..음..
그 와중에 형은 나에게 멤버들의 지도를 부탁하고는 수업에 들어갔다..
이런 무책임한...음..꾸역꾸역 어쩔 수 없이 본인보다 얼추 2~3세살위는 되보일법한
무지삭으신 79,80년생들을 이끌며 연습을 하던도중 하늘의 뜻인지 비가 내리기 시작
했다. 오호라~~계속와라..그래그래..
모두들 난데없이 내리는 비에 긴 한숨이었지만 본인만은 매우 흡족해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쁨도 순간..비가 2시께를 넘어서자 그칠 기미를 보였다.
'젠장..그칠거면 차라리 오질 말지'
진흙탕에 날씨도 엄청 춥고..제발제발..다행히 비는 저녁까지 계속되었고 본인은
선배와 헤어져 잽사리 집에 당도할 수 있었으니..그 시각은 5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이었다..헐레벌떡 땀으로 뒤범벅이 된 몸을 샤워한뒤 옷을 갈아입고 신림으로 내뺐다.
하지만 그 피곤함은 이미 절정에 다른 상태였으니 스스로도 소주1잔이면 기냥 오바이
트가 쏠릴것같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신림 도착...
란희에게 전화...않받는군...지하이거나 아님 꽤나 시끄러운가보군..
일단 늦었으니 빈손은 꽤나 미안할 것 같다. 그래..가격대 감동대비로 케이크가 적당
하겠군...
엠마에 가니 11000원짜리와 7500원짜리가 가장 근사치였다.
11000원짜리는 내의도에 맞지않게 1000원 오버하지만 양대 모양비로 7500원짜리를 압
도했다.그러나 그런 충동구매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는 그대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
이다...과감히 산 7500원짜리에 글씨를 써 넣으니 나름대로 준비한거 같군..음...
스머프에 도착하니 대략 6~7명이 북적북적거리고 있었다.난 내 왼손에 쥐어진 케이크
바구니가 지각이란 사실을 압도하고 있음을 알고있었다.
승현의 엽기적인 촛불꼽기를 시작으로 그렇게 우리들의 조촐하지만 위대한 파티는 시
작되고 있었다..난 술을 먹으러 온게 아니다.밥을 먹으러 온것이다.
때마침 나온 돈까스안주와 김치, 쪽팔리게 괜찮다는데도 끝까지 시켜준 현정이의 따뜻
한 공기밥..난 하이에나였다..그것뿐이었다.
란희의 웃음소리도, 현정의 동정의 눈빛도, 정목의 거렁뱅이모자도, 그 무엇도 보이지
않았다..그럭저럭 배를 체운 뒤에야 인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법진과 선주,정목,영재는 처음보는 얼굴이다. 자리배치상 이 분들과는 많은 얘기를 하
지 못했다. 그렇게그렇게 1차의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2차가 시작되었으니..
처음가본 낮선 곳..흡연석과 비흡연석으로 나뉘었고 현정이 생각하는 잔머리와는 달리
정말로 컨디션상 난 맥주를 마실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와중 뜬금없이 출연한 군용건빵은 갓 제대한 나로썬 보기에도 역겨운 물건이었
지만 한편으론 지난 추억들이 주마등 스치듯 지나갔다.
막내때 해본 20초에 3개 먹기...정말 어렵다...
본인역시 당시 자신만만했다가 지고는 춤을 춰야 했기에 그 어려움을 익히 알고 있던
터라 그것을 모르고 덤벼드는 승현과 선웅의 얄팍한 용기는 본인에겐 무모함으로 비춰
졌으나 이미 만용으로 가득찬 그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선웅의 건빵분수쇼와 369, 고백점프, 이미지 게임이 이어졌고 소주한잔이 두려웠던 본
인은 다행히 두잔만 먹고 끝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또다시 그렇게 그렇게 2차의 막은 저물어가고..
이젠 파할 분위기구나..라고 느낄때 소년 재벌 민석군의 "내가 쏜다"버전이 터지고 말
았으니..우린 어느샌가 삼겹살집에서 고기를 굽고 있었다..그것이 3차 였으니..
언제부턴가 삼겹살과 삶의 애환은 불가분의 관계가 되어버렸다..모두들 진지한 삶의
이야기가 영화 "매그놀리아"를 보듯 펼쳐지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를 아는듯 모르는듯 주인 할매는 그 인원에 그 고기 시킨게 못내 아쉬웠는
지 계속주위를 서성대며 그러한 몸짓만으로 '삶이란 이렇게 힘든거야'라며 또하나의
삶을 이야기하는 연륜을 보여줬다..
또다시 그렇게 그렇게 3차의 막은 내려가고..정말정말...이젠 파할 시간...
갈 사람을 막을 권한이 없는 시간대가 되었다..
대부분의 여자분들은 귀가를 지키는 착한 어린이였으나 선웅이집에서 계속되는 4차에
냉큼 따라간 현정은 "난 이젠 어린애가 아냐'라고 말하는 듯 보였다.
결국 군바리 경민, 어른 현정, 본인, 선웅방주인 선웅, 해병대출신 성훈, 블랙홀 권현
, 밍멩몽 게임의 화이트홀 정목이 모여 4차장소인 선웅의 궁전에서 다시금 조촐하게
파티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 궁전의 실권자는 선웅을 질책하는 선웅의 여동생임을 알 수
있었다. 동생이 없음을 감사히 여기게 됐다.
여하튼...엽기적인 거울없는 화장실의 위용을 모두들 확인한뒤 모인 우리는 뭔가 진지
한 얘기가 오가겠구나...생각할즈음 누군가 제안한 369를 시작으로 다시금 그 고전레
파토리를 이어가고 있었으니..
보다목한 정목의 간단한 듯 하지만 깊은 맛이 베어나오는 밍멩몽게임이 불을 뿜자
선웅의 머리에서도 뜨거운 김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블랙홀...모든것을 빨아들
이는...분위기조차도...
시간이 새벽1시 30분을 가리키자 본인의 앞에 앉아있던 현정은 나에게 뜨거운 눈빛을
던지고 있었고 기분은 이해하지만 그러면 않되는걸 알고 있기에 본인역시 냉정한 눈빛
으로 대답을 주고 있었다..
상황이 뜻대로 않됨을 직감한 현정은 모든걸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갔고 바래다 주고
오겠다며 나간 경민은 군바리답게 여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며 다신 오지않았다..
남아있던 우리들은 서바이벌 시체놀이를 하였으니..
이미 성훈은 그부분에선 강자였고 선웅도 그뒤를 따랐다..
마지막까지 남은 약체 본인,권현, 정목은 다시금 군대와 인생, 삶이란 무거운 주제를
깊게 토론하는 듯 했으나 결론은 "군대..가지마라" 였고..바로 성훈,선웅의 뒤를 따라
야만 했다..참 묘한건 해군,공군,육군,미필자,면제자......골고루 모인 점이다..후후
아침 7시30분.. 먼저 일어난 성훈과 정목이 우릴 깨우기 시작했고 왠지모르게 도망쳐
나오듯 나왔으니.....못내 아쉬웠던 본인의 사우나 제의를 거절하고 돌아선 정목과 권
현,성훈을 원망하며 쓸쓸히 사우나탕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무거웠으나 칼사사 4주년
이 성황리(?)에 성공적(?)으로 끝났음에 한명의 회원으로서 웃음질 수 있었던건 본인
만의 기분이었을까........
피에쓰 : 되늦은 인물평과 넉두리는 계속된다..
투 비 컨티뉴.......
희극은 비극이 근본이며 그 또한 비극이다.
웃음은 슬픔에서 비롯되며 그 웃음의 의미를 알았을땐
이미 슬픔이 찾아온다.... -be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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