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이 다 그렇겠지만 난 유달리 잔병이 많았다.
아마 6-7살 정도 였을꺼다.
지금보다 그땐 더 몸이 약했고 기관지 쪽이 특히 약했다.
걸핏하면 나오는 기침으로 고생했고 병원에 가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래서 부모님은 나를 데리고 울산에선 큰 병원인 동x병원게 데리고 갔다.
지금도 생생한 그때의 이야기.... 시작 ^^
의사 : "자 이제 피 검사해야하니 아이한테 주사 맞힌다고 얘기 안해야
합니다."
울 엄니 : "네"
나 : '얼씨구 이 의사 봐라. 지가 얘기해 놓고 주사 얘기 하지 말라니'
의사 : "자.. 소풍간다고 얘기해주세요"
나 : '이사람이 장난치나 지금 병원인거 뻔히 아는데 무슨 소풍이야'
의사 : "저쪽 보게 하세요"
나 : '알았수다. 아저씨'
의사 : "아이구 잘 맞네"
나 : '그럼 이 나이에 내가 울어야 겠수 ?'
뭐.. 약간 과장섞인 내용이긴 하지만 솔직한 나의 심정이었다.
그 황당한 의사에 6-7살된 난 속으로 얼마나 웃었던지...
'의사 아찌. 요즘 애들 영악해요....'
아무리 내가 어렸어도 그정도 상황 판단 못할 정도 였을까...
이미 6살 크리스마스때 사회의 빈부 격차를 느끼고 그것에 대한 대처
방안을 생각하려다 만 사람인데 말야...
하지만, 불행히도 피검사 결과는 원인 불명이었다.
결국 근처 한약집에서 보약을 먹고 병이 사라졌다.
어릴땐 그렇게 보약과 링겔로 살았다.
그래서 주사라면 별 문제 없이 잘 맞았던 기억이 난다
극악의 고통이라는 치과에서도 잇몸 주사를 즐겼다. (?)
지금 하라면 솔직히 무섭겠지만
10년전 병원갔다 오면 주는 우리 어머니의 500원짜리 동전에 그땐
왜 그렇게 감동을 했었는지 ^^
500원에 나의 고통은 씻은듯이 사라졌다.
특히나 세포죽인다고 잇몸에 팍 눌었을때 눌러버릴때 그 고통도
어머니가 주신 1000원(고통이 큰 만큼 액수도 커졌다.)과 사리돈에
행복을 느꼈다.
그때 난 느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참 좋구나..."
-.-;;;
여튼...
어릴땐 그렇게 약하게 지냈지만
지금은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