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뜨겁게 느껴지는 여름 날씨였지만 잔잔한 바람이 더위를 조금은 누그
려트렸다.
훈성과 경윤은 의자에 앉아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윤정의 통증은
조금 있었지만 참을 수 있을 정도였다. 지금 막 트액마을의 도착한 잠시 휴
식을 취하고 있었다. 비록 한시가 급했지만, 경윤의 사정으로는 계속 찾는
다는 것이 무리였다. 그것을 알기에 훈성은 한사코 지금 당장 원태를 찾으
러 가자는 경윤을 억지로 쉬게 만든 것이었다.
경윤은 잠시 쉬기를 잘 했다는 생각을 해본다. 트여진 바다로 쭉 뻗은 그
푸르름. 경윤의 눈에는 그 너른 바다의 모습이 그렇게 맘에 들 수가 없었
다. 게다가 바닷가에서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너무도 행복하고 평화로운 모
습. 보고만 있는 경윤조차 그런 감정을 느끼게 했다.
"저 사람들 너무 평화로워 보여."
경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너도 저렇게 행복해 질 거야."
"......"
다시 침묵은 계속 되었다. 하지만 그 침묵이 대화의 단절을 뜻하는 것은 아
니었다. 함께 바라보고 있고, 함께 생각하고 있다는 것! 그것은 더이상의
대화를 필요로하지 않았다.
"나 충분히 쉬었어. 이제 잘 움직일 수 있을 거 같아."
"정말 괜찮겠어? 조금 더 쉬는 편이 낫지 않아?"
"응. 정말 나 괜찮아. 이렇게 뛸 수도 있는 걸."
경윤은 가볍게 뛰는 시늉을 하였다. 그런 모습을 보며 훈성은 경윤이 원태
를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 그렇다면 다시 움직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