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qi] 소외받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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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객기 ( Hit: 919 Vote: 74 )

맞다...

외국인 노동자, 노점상, 장애인, 빈민...
수많은 이들이 묻혀버렸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난 두 집단에 주목했다...
그것은 바로 참전용사와 원로 축구인이었다...

지금 이 땅 안에서 겪고 있는 엄청난 혼란...
그 중 상당수는 주류냐 비주류냐에 따라 달라지곤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스포츠 찌라시적인 언론의 보도행태와 맞물려...
소위 잘난 것들의 행태에서 기만적인 모습이 드러난 것이다...

참전용사는 누구인가?
바로 한나라당이나 자민련의 지지기반이다...
결국 이들은 월드컵을 통해서 정치적인 쇼맨쉽을 구사할 수도 있었다...
전두환과 김영삼의 등장은 그 쇼맨쉽의 절정이다...

그러나 그들은 참전용사는 안중에 두지 않았다...
이제 그들은 정치적인 영향력이 별로라고 본 것이다...
이는 일본과는 현저히 다른 양상이다...

그리고 민주당조차도 이들을 감싸지 못했다, 아니, 그러지 않았다...
자신들의 지지기반인 이른바 진보계급으로부터 욕먹을 게 뻔하니까...

히딩크 덕분에 차기 대권에서 상당한 가능성을 확보한 정몽준조차도...
그들 대신, 국회의원들에게 공짜 표를 보내려 했다...

이제 전후 냉전의 상징인 참전용사는 대/한/민/국에서 죽었다...
이제 그들은 처치 곤란한 정치적 쓰레기다 이 말이다...

난 그것을 귀빈석에 앉은 작자들 쌍통에서 발견하고 불쾌했던 거다...
그들이 그럴진대, 하물며 다른 비주류들이야!

원로 축구인에 대한 소외는 어디서 오는가?
조중연 전무를 비롯한 KFA의 학벌주의, 파벌의식에서 기인한다...
특정 대학을 중심으로 한 나눠먹기 식 자리배정...
히딩크나 비쇼베츠를 둘러싸고 지금껏 벌어진 각종 논란도 그렇고...

원로 축구인 대부분은 학벌이나 파벌에 속하지도 못한다...
그럴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 말이다...
결국 축구협회 입장에서도 '선배님'이란 가식적 호칭 하나면 끝난다...

차범근이 감독직에서 쫓겨난 다음의 여러 가지 사건들...
축구 관련 행사나 논의에서 그들이 배제되고 있는 모습...
그리고 축구협회의 행정적 난맥상...

이 모두가 결국엔 원로 축구인에 대한 배려는 눈꼽만치도 없는...
정확히 말하면 김용운과 같은, 아니 그 이상의 정치적 파워를 노리는...
정몽준의 치밀한 정치적 계산과...
그 속에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조중연을 비롯한 축구협회의 시스템이 숨어있는 것이다...
(닭갈비가 되어버린 이용수 기술위원장의 경우는 논외로 하자...)

보라...

축구협회, 그리고 월드컵을 통해...
이 나라의 문제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붉은악마라고 하는 새로운 여론 앞에 긴장하고 있다...

Hiddink, for the president...

이 문구 이후 축구협회에서는 상당히 긴장된 반응이 나왔던 것으로 안다...
그 옆에 써 있는 just kidding에는 관심도 없이...

국가주의?
솔직히 한 달만 지나보라...
축구에 대한 관심은 다시 시들 것이 뻔하다...

지금의 광분은 다분히 놀이문화가 없는 이 땅의 비극이다...
놀 것이 없다가, 길거리 응원이라는 새로운 놀거리가 생기자...
모두들 거기에 몰입한 것이다...

지금의 관심이 K리그나 다른 축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 좋겠지만...
솔직히 미안한 이야기지만 축구장 갈 돈이면 하루를 연명할 사람도 많다...
아직도 우리는 그렇게 각박한 시대를 버텨내야 한단 말이다...

모두가 잠시 잊고 싶은 현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축구에 몰입한다고 보는 게 옳다...
그리고 그것이 한국 경제를 위해서도 좋으니까...

모 경제연구소의 내부자료에 따르면...
월드컵의 최대 경제적 이윤은...
결국 있는 사람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게 하는 것인데...

한국이 4강에 올라가 모두들 붉은 색으로 치장하고...
그래서 있는 사람, 없는 사람 모두 돈을 쓰니...
자연히 경제적으로 이점이 많이 생기게 된다...

이것은 국가주의적 망령의 부활이라기보다는...
엄연한 신 자유주의적 경제관의 현실화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어차피 애국주의적 사고관은 월드컵이면 모든 언론이 다 같다...
외국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누구 말대로 월드컵은 전쟁이니까...
자본과 권력이 어우러진 한 바탕 국가간 총력전...

미국이 8강에 올라가자 별 관심 없던 미국 언론까지 들끓는 것을 보라...
원래가 다 그런 거다...
한국도 4강에 올라가니까 더 광분한 것 뿐이다...
스포츠 찌라시는 하루 이틀 그런 것도 아니고...

그러는 중에도 포퓰리즘적 행태는 많았다...
대학에서 단체응원을 하면서 벌어진 민노당 선전이나...
특정 정파 간의 분파주의에 따른 장소배정과 관련한 실랑이...

그리고 하나!
참전용사에 대한 경원의 표현...
당신의 삶은 이승만의 대한민국 책임이지 우리가 상관할 바 아니다...

그 말은 돌려 말하면...
노점상, 빈민의 삶은 김대중의 대한민국 책임이다라는 말이나...
청년실업자, 노숙자의 삶은 김영삼의 대한민국 탓이다라는 말과 같다...

고용불안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수많은 비정규노동자의 삶...
이것은 결국 IMF와 미국, 김대중의 한국이 책임질 일이란 말이다...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 지 아는가?
결국 이 논쟁을 벌이는 우리 스스로 역시...
주류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 점에 있어서는 난 경원의 의견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본문 내용은 8,279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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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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