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작성자  
   aion ( Hit: 1045 Vote: 93 )

어제는 무책임하게 내뱉은 말이 너무 많았고, 배려 없는 자극이
너무 많았다. 술을 마신 것도 있고.. 상태가 원래 별로 여유롭지
않았던 탓도 있다.. 하여튼 일단 뱉은 말은 수습해야겠다.

대선 얘기. 먼저 여성 문제가 중심인 란희는 노무현 아니면 권
영길을 찍는 게 합리적이다. 서민 경제가 좀더 풀리는 걸 기대하
는 사람들이 찍어야 될 사람은 권영길"밖에" 없다. 경제정책에서 나
머지 셋은 비슷하니까. 정치적 자유(성적 자유, 언론 자유 등)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의 선택은 노무현/권영길 정도라고 생각한다.

이회창은 서민의 목을 조를 놈이다. 뻔한 이치다. 걔네들이 다수
당 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이 교원 정년을 연장한 건데, 한 마
디로 교장 교감 2년 더 해먹게 해준 것이다. 일반 교원들한테 혜
택 돌아가는 거 아니다. 그건 여론도 나빴던 일인데, 노골적으로
기득권 손 들어주는 짓을 한나라당이 가장 먼저 한 것이다.

물론 최근 승리감에 젖어 개혁적인 정책을 하겠다고 거짓말을 치
기는 한다. 예컨대 인권위를 다음 임기에서도 유지/강화하겠다는
건데 "개혁적 이미지"를 주기 위한 새빨간 거짓말이고, 세살박이
아이라도 믿어선 안될 말이다.

인권위 법안만 해도 이번 회기 내 처리를 미루고 또 미루고 핑계대
는 게 바로 한나라당이었을 것이다. 여성 정책도 한나라당에 기대할
것은 하나도 없다.

정몽준도 서민 목을 조를 놈이다. 멍청하기는 이회창 수준이다. 이
분이 노무현에게 말하길 "전두환 대통령을 존경하지 않는단 말씀입
니까?" 했다. 전두환은 80년 광주학살이 아니라도, 삼청교육대 하나
만으로도 사형 시켜야 할 놈이다. 또 정몽준 왈 "국민학교 교과서에
서도 남한은 민주주의라 좋은 것이고 북한은 공산주의라 나쁜 것"이
란다. 남한 정권이 역사적으로 냉전 세력이었다고 비판한 데 대한
대답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전두환만 해도 쿠데타로 정권 잡고 뭐
정당한 요구 하나 할라치면 "빨갱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라며 몰
아친 놈이다. 보도 지침 내려 보내서 언론사 지 입맛대로 주무르던
놈이다. 그런 놈을 냉전 세력이라고 하지 뭐라고 하겠는가? "민주주
의"? "좋은 것"? 기본적인 역사 의식이 없다. 정치적 마인드도 자서
전 곳곳에서 보면 완전히 독재자 마인드다.

경제적으로도 정몽준은 자유'지상'주의자다. 하지만 당장 생각해 봐
도 노동 계약에서 자유는, 기업 문 닫아도 굶어죽을 걱정 없고 수효도
별로 없는 자본가만의 자유가 된다. 또 이 '자유'는 복지 정책에는 돈
들이지 않으면서 사회 간접 자본 확충, 보호 관세 설정 같은 데는 기
꺼이 돈을 들인다.

다만 이회창이 부시랑 손잡고 북쪽에 총질해서 모조리 자멸하고 미국
도망가고도 남을 놈이라면, 정몽준은 그것보다는 실제적인 이익에 밝
다.

노무현과 권영길, 이 두 사람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다시, 적어
도 노무현 지지부터 "합리적"인 수준이 된다. 회충이나 정몽준에 대한
지지는 '합리'가 아니라 '농담'이다. 사회당은 논외로 하자.

개인적으로는 노무현을 지지하지 않는다. 노무현 개인은 분명 건전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고, 인간적으로 매우 매력이 있는 사람이다. 정
몽준, 이회창 이 두 한심한 종자와는 씨가 다른 사람이다.

하지만 '민주당' 노무현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얼마 전, 제주도지사
(?)가 민주당 애였는데 얘 성추행범이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성추행범
광역단체장한테는 그렇게 강공하고도 얘는 가만 내버려뒀다. 이게 민
주당 노무현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 해도 노무현이 당선된다면, 가시적인 변화가 분명 있을 것이
다. 당장 이해할 수 있는 건 언론 개혁 조치다. 우리나라는 70%를 조
중동이 점거하고 되먹지 않는 소리를 남발한다. 도저히 못 견뎌서 파
업 한 번 하려고 하면, "시민의 발목을 잡는다"며 선동한다. 얘네들
이게 가능한 건, 얘들이 신문 잘 써서가 아니다. 자전거 주면서 시장
진입 장벽 쌓고, 일단 독과점 해서 이데올로기 대량 살포하니까 거기
에 혹하는 사람이 나오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 고리부터
끊어야 한다. 이제 모든 신문의 평균 수준이 한겨레가 된다면 한국 시
민 사회는 분명히 발전한다. 경향 신문만 해도 그나마 얼마나 읽을만
한가?

노무현은 원래가 언론 개혁에 적극적인 사람이었는데, 언론이 김대중
/노무현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경험했다. 또 노무현은 소수
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긍정적인 의미에서 대중에게 의지할 수밖
에 없는 사람이다. 따라서 시민사회가 납득할 만한 수준의 부르주아 개
혁을 보여주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있다.

정책만 놓고 보면, 또 정당의 정체성만 놓고 보면 권영길은 의심의
여지 없이 지지 받아야 할 사람이다. 하지만 그의 당선가능성은 매우
낮다.

--

여성 문제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좋은 교과서가 나와 있다. 이미 공론
화 되어 학계나 시민 사회에서 상식으로 합의된 문제를, 보다 심층적인
입장에서 비판하는 게 아니라면 그건 본인의 이해력 문제일 것이다. 괜
찮은 교과서로 "우리사회연구소"의 "여성학의 이해"가 있다.

--

나는 올해 내내 마르크스를 공부한 것 같다. 마르크스 경제학 쪽을 주
로 봤고..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의 책들도 몇 권 봤고. 또 칸트 같은
윤리학도 약간 공부한 게 기억에 남는다. 그게 내 생활이었다. 내 생활
대부분은 '무엇을 공부했는가'와 관련되어 있다..


본문 내용은 8,130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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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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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