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글이 감정적이 된다. 빨리 쓰고 자야겠다. 밤에 숙제한답시고 먹은 커피 땜에 잠이 안 온다. 우선... 나는 열린우리당의 “개혁” 이미지가 그냥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민생 현안 문제에서 야 3당과 공조했다고 항상 비판하지만.. 실제로도 그렇다. 실업 문제 해결 접근할 때, 진보 정당의 입장은, 경제 살리려면 내수 시장 살려야 되고, 그러려면 구매력 높여야 된다고 보는 입장이다. 돈은 있는데 투자될 시장이 없으니 돈이 음성적인 데로 돈다는 입장. 서민들 임금 깎기보다 자리 안정 시켜서 구매력 높이고 내수 시장 활성화 하자는 입장. 근데 야 3당은 하나같이 기업하기에 상황이 안 좋아서 투자가 안 되고, 외국인 투자자가 안 몰린다고 한다. 근데 우리나라, 이미 외국 자본 많이 들어와 있고 그래도 사정 좋아진 거 아니다. 또 외국 자본들 중엔 단기 투기 자본들도 많고. 기업하기 안 좋다지만,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도 안 되어 있고, 노조 만들면 회사에서 찍히고.. 이런 후진적인 나라가 OECD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진짜 딴 얘기도 어이없지만, 노조가 강하다는 얘기는 정말 어이없다.
이런 문제가 일시적인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열린우리당도 기업 돈 갖고 하는 정당이고, 기업 이익 대변하는 정당일 수밖에 없다. 다만.. 한나라당처럼 무식한 방법으로 더는 사회 통제 안 되니까, 좀더 세련된 방법이 필요하니까 좀더 온건한 부르주아 정당이 필요한 거고, 거기에 가장 가까운 게 열린우리당이라고 생각한다. 그니까..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열린우리당은 궁극적인 데까지 개혁할 동기가 하나도 없다.
이라크 파병, 실업 문제, 이공계 문제, 학벌 문제, 국가보안법, 비례대표제... 뭐 하나 미봉책 아니고 제대로 개혁하려는 모션이라도 취해본 게 있는지 모르겠다. 여태까지 한 게 없는데, 그 모든 게 정말 야 3당에 발목을 잡혀서인가? 이라크 파병한 게 야 3당 땜에 어쩔 수 없어서 한 건가? 아님, 기업하기 나빠서 경제가 안 좋다고, 노사분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고 한 것도 어쩔 수 없어서 마지못해 한 얘긴가?
그러니까 열린우리당이 보수정당임을 확인하는 데는 4년 더 기다릴 필요도 없다. 많이 양보해서, 송두율 교수 이번에 7년 선고 받았다. 걔네들, 국가보안법 없앨 거 같은가?
열린우리당 지지자들 얘기는 일단 미루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거리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거리보다 실제로 훨씬 가깝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게 보이는 건 정말 착시 현상일 뿐이다. 그니까, 제발 열린우리당을 더는 “진보”라고 부르지 말아줬음 좋겠다. 걔네들 보수정당이다. 민주노동당 하고 토론하니까, 유시민 씨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나? “건전 보수 정당”이라고. 그러니까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은 갈 길이 다르다. 그리고 호들갑 안 떨어도 한나라당은 점차 약화될 거고,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 지지하는 서민을 흡수할 수 있다고-그래서 한나라당이 와해되게 할 수 있다고-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열심히 설명했듯 서민 입장에선 걔네들 똑같은 정당이니까. 아무리 이른바 “우리”끼리 단결해 봐야 그런 식으론 한나라당 안 없어진다. 약해지려면, 그니까 원래 한나라당 지지자 아니어야 할 사람들이 빠져나가려면, 진보정당이 그 지지자들 흡수해주는 길밖에 없다고 보고.
다음으로 한겨레나 언론들 문제. 한겨레가 평소에 민주노동당을 기사로 언급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선거 때도 같은 태도를 유지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한겨레 얘기는 내가 잘 모르니까 그렇다 치고. KBS는 시사토론마다 핑계 대며 진보정당 배제했고, 탄핵 날까지 민주노동당이 저녁 뉴스에 나간 게 7번-한나라당은 거의 매일, 것도 시덥지 않은 것도 기사가 되어 나갔겠지-이다. MBC는 농민 집회 보도하면서 민주노동당 플랫카드에 “민주노동당”이란 글귀를 편집해서 지워버렸고. 언론들의 “진보정당 죽이기”는 사실 아닌가?
뭣보다 열린우리당의 트레이트 마크는 지역주의 해손데, 처음에 밑도 끝도 없이 중대선거구제 주장하다가, 그나마 자기들 유리하니까 쏙 집어넣은 정당한테 도대체 뭘 기대한다는 건지? 아직도 촌에 가면, 국회의원 권력 동원해서 “다리 놔준다. 산업 유치한다” 그런 식으로 선동한다. 딴 지역이야 잘 살든 못 살든, 한정된 국가 재원 갖고 끌어오면 자기네한테 떡고물이라도 떨어질까봐 비열하게 “고향 앞으로” 하는 사람들 많다. 지역주의 해소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좀더 크게 사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비열하게 떡고물 주어먹을 생각하지 말고 당당하게 박탈 당한 자기 권리, 치료받을 권리, 교육받을 권리 찾지 않음 안 된다. 국회의원이 한정된 재원 끌어와서 될 문제가 아니라 판을 뜯어고쳐야 될 문제다. 근데 무슨 중대선거구제? 그리고 그거나마 집어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