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방황의 끝 (2009-04-27)

작성자  
   achor ( Vote: 5 )
분류      개인

https://youtu.be/XwkMLMa4ZXM



1.
할아버지 제사를 마치고 신촌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막혀 있어
오늘 뉴스에선 대심도 지하도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발표되기도 했던 서부간선도로는
자정이 넘은 시간인지라 시원스레 뚫려있다.

문득 내가 원초적으로는 스피드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 의심을 한다.
정속주행을 가급적 습관화 하고 있지만 굳게 잡은 핸들에서 전율이 느껴져 온다.
잠들지 모르는 그를 위해 isol은 힘을 낸다.

심야의 라디오는 차분해서 좋다.
그래야 할 것만 같은 목소리로 자근자근 속삭이는 이야기는 귀에 잘 들어오지 않지만
이내 흘러 나오는 음악에 온 정신이 집중된다.

이 노래 제목이 뭐더라...



2.
한 10년은 됐을까.
오래 전 얘기다.

오래 전 어느 자정을 넘긴 시각,
택시를 타고 대학로로 귀환하고 있다.
기사 아저씨가 틀어 놓은 라디오에선 차분한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느낌은
별다른 이유 없이 내게 슬픈 이미지로 남겨졌다.

지금은 아마도 사라져 버렸을
동대문 근처의 고가도로를 내달렸다.
고가에서 바라보이는 그 휘황찬양한 야경은
어쩐지 성공한 이의 삶에 대한 회한처럼 느껴졌다.

그런 작은 감상들이 하나 둘 모여
아마도 지금의 내게 미래보다는 현재의 가치를 중시하도록 하였던 것 같고,
심야의 라디오에 이유 없는 환상을 갖게 했던 것도 같다.



3.
가사 하나 모른 채 대충 음만 아는 노래의 제목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다행히도 김태영,이라는 가수는 떠올랐었고,
그것은 정답이었다.

김태영
오랜 방황의 끝


그대 두 손을 잡고 고개를 숙인 채로
나를 용서해 달라면서 난 많이 울었지
나의 긴 방황 끝에 결국 내가 찾은 건
아직도 날 기다리고 있는 그대였었어

알아 그동안 많이 들었어
그대가 나땜에 무척 힘들어 했었다는 걸
알아 순간의 나의 잘못이
얼마나 많은 상처로 그대를 괴롭혔는지

이젠 되돌려줄께 못다한 내 사랑을
오직 나 하나만 믿고 기다린 그대에게
내 모든 걸 다 바쳐 나의 사랑속에서
이젠 그댈 편히 쉬게 할꺼야

그대 내 손을 잡고 날 감싸주면서
돌아왔으면 됐다면서 날 위로했지
수척해진 얼굴로 미소를 띄운 채
내 두 눈에 고인 눈물을 닦아주었지

알아 그동안 많이 들었어
그대가 나땜에 무척 힘들어 했었다는 걸
알아 순간의 나의 잘못이
얼마나 많은 상처로 그대를 괴롭혔는지

이젠 되돌려줄께 못다한 내 사랑을
오직 나 하나만 믿고 기다린 그대에게
내 모든 걸 다 바쳐 나의 사랑속에서
이젠 그댈 편히 쉬게 할꺼야

이젠 되돌려줄께 못다한 내 사랑을
오직 나 하나만 믿고 기다린 그대에게
내 모든 걸 다 바쳐 나의 사랑속에서
이젠 그댈 편히 쉬게 할꺼야


- achor


본문 내용은 5,696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achor.net/board/diary/1211
Trackback: http://achor.net/tb/diary/1211
RSS: http://achor.net/rss/diary

Share 밴드공유 Naver Blog Share Button

Login first to reply...

Tag
- MV: I don`t care (2010-05-15 22:15:23)- MV: One more time (2008-03-04 13:22:27)

- MV: 노라조를 응원한다 (2011-02-27 06:26:32)- MV: 함께 뮤직비디오 찍으실 분을 모집합니다. (2002-07-22 20:06:33)

- MV: 싸구려 커피 (2010-07-28 01:25:25)- MV: 이정현과 대학로 Music Factory (2015-02-21 22:11:06)

- MV: 유통기한 (2009-04-12 14:25:06)- MV: achorMyth2.0.1.mv.flv (2007-10-22 12:45:11)

- MV: 총 맞은 것처럼 (2009-03-16 07:25:27)- MV: 이승열 비상 (2017-06-25 22:18:36)



     
Total Article: 1963, Total Page: 273
Sun Mon Tue Wed Thu Fri Sat
      1
Backup
만우절
2 3 4
5 6
두물머리
당신의 추억 [1]
7 8
윤중로
9
2nd
10 11
현수의 결혼 [2]
한 걸음
12
유통기한
13
면접을 보며...
14
북악팔각정
15
금전출납, 그.. [2]
16 17
피맛골에서...
18
19 20 21
운명 [2]
22 23
송강호와의 촬영
24 25
26 27
오랜 방황의 끝
28 29 30    

  당신의 추억

ID  

  그날의 추억

Date  

  Poll
Only one, 주식 or 코인?

주식
코인

| Vote | Result |
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
추천글close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