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일.
아내는 장모님과 쇼핑을 갔고,
오랜만에 고요한 여유를 즐기고 있다.
매년 써왔던 Adieu, Satrt를 쓰고 나니
마찬가지로 매년 써왔던 생일에 관한 기록이 없다는 걸 발견한다.
지난 생일에 찍어놓은 사진을 찾으며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 생일 기록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홀로 살던 시절엔
내 삶은 온전히 나의 것이었고, 내가 주인공이었으나
아내와 아이가 생긴 이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느껴져 온다.
스무살 이후 이렇게 내 생일을 기록해 나갔던 행위는
어쩌면 이제 끝일 지도 모르겠다.
그 날을 아무 일 없이 보낼 것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내 생일을 기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많아졌다고 해두자.
아무튼 2009년 11월 25일, 내 서른 세번째 생일 날
아내와 63빌딩 59층에 위치한 Walking on the cloud 레스토랑에서
비싼 코스요리 먹고 돌아왔었다.
회사, 처가, 집
생일 전 며칠동안 세 번이나 케익을 자른 나날이었다.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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