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의 연이은 홈런포에 요즘 일본 롯데리아의 김치태균버거가 화제이기도 했고,
또 마침 TV에서는 저가 햄버거 패티에 문제가 많다는 불만제로가 흘러나오고 있어서
갑자기 햄버거를 먹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어린이날인만큼 햄버거 정도는 먹어줘야겠다 싶었던 게지요.
츄리링 바지 깊숙히 양손을 찔러 넣곤 쓰레빠를 질질 끌며 집앞 롯데리아로 향합니다.
어딘가에서 한껏 놀다 들어오는 가족의 모습이 많네요.
음, 그러고 보니
어린이날 추레한 모습으로 홀로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 먹는 모습은 꽤나 훼인 같아 보입니다.
진짜 훼인이던 시절에도 그러진 않았던 것 같은데...
덕분에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가 한 개로 합쳐져 있다는 불새버거가 있음에도
불고기버거 1개, 새우버거 1개, 총 2개의 햄버거를 사왔습니다.
뭐 이제와서 아무 관계 없는 타인들에게 훼인으로 보일 것을 걱정한 건 아니고,
그저 배가 좀 고팠다고 해두죠.
엄청 맛있더군요.
특히 새우버거.
고등학생 시절, 어머니가 잠시 패스트푸드점을 하신 적이 있었고,
당시 채식 중이었던 저로서는 먹을 게 새우버거밖에 없어서 거의 무한에 가깝도록 먹어댄 적도 있었는데
여태 몰랐습니다, 새우버거가 이토록 맛있는 음식이라는 것을.
저는 화학조미료에 익숙한 탓에 대체로 짜고, 맵고, 좀 강렬한 맛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상스레 새우버거의 은은한 맛이 좋더군요.
불고기버거도, 징거버거도, 케이준통샌드위치도...
그간 좋아했던 모든 햄버거들이 오늘의 새우버거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새우버거, 니가 짱 먹어라!
ps.
트랙백 설정을 위해 검색을 좀 해봤더니
8년 전 오늘도 오늘과 비슷했더군요.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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