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즈음에는
그해 봄부터 연체된 26,720원 때문에 가스를 쓸 수 없었으면서도
도시가스 정도는 끊겨줘야 도시에서의 삶다운 거라고, 생각해 버릴 정도의 여유는 있었다.
한 마디로 멋진 삶이었노라고 회상한다.
그 시절의 나는,
8년 후의 내가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을 것을 예상하고 있었을까.
무한히 반복될 것만 같았었다, 학창시절의 등하교 길은.
한 번의 삶을 식상한 일상의 반복 속에서 소비하고 싶지 않았었다.
도시가스도 연체돼 있지 않고, 먹고는 살만한 현재이지만
소년기의 결막으로부터 벗어나 마음이 여유로웠던 20대는,
역시 가장 멋있는 시절이었다.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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