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짬을 내어 운동을 하기 시작한 것은
아직 갓난아이인 시윤이 생각보다 조금 더 무거웠던 탓도 있겠다.
한 가정을 책임질 아비로서 딸아이 안는 것에 무게를 느끼는 것도 우습지 아니한가.
그렇게 시작한 점심시간의 운동엔 생각치도 못한 장점이 있었다.
운동을 하기 시작하니 오전시간과 오후시간이 명확하게 구분되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 같으면 일 하다가 막히더라도 대충 버티며 점심 먹고 돌아와 다시 하는 패턴이었다면
이제는 중간에 정돈을 하게 되고,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소비하게 된 느낌이다.
땀 흘린 후 시원하게 샤워하는 것도 상쾌하고.
물론 빨리 밥 먹어 치우곤 엎어져 자던 시에스타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시간활용면에서 효과적이었다만.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라면,
원래 좋던 몸, 갈수록 어마어마해져 가지만
이미 결혼한 몸,
해변의 여인들이여, 슬퍼하지 말지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