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드는 날 (2015-09-17)

작성자  
   achor ( Hit: 208 Vote: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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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문화

단풍 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슬픔의 뿌리, 실천문학사, 2005년 10월


가을이구나.

- achor


본문 내용은 3,359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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