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사사 게시판』 34129번
제 목:(아처) 너를 또 만나서 사랑할 수 있을까?
올린이:achor (권아처 ) 99/09/04 11:58 읽음: 63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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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지공킹은 내 연애의 영원한 고향이 되었나보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촉촉하면서도 뭉클한 감정이 끊임없이
밀려오니 말이다. 심지어 아주 오랜 시간동안 사랑했었던 지
현마저 이제는 잊혀지게 된다. 그토록 지공킹은 아주 강렬하
게 내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어제는 나만큼 지공킹에 대한 감정이 남아있는 용민이 학
교에 갔다고 한다. 그리고 아주 보잘 것 없는 지공킹에 대한
소식, 그녀들이 휴학을 마치고 이제 다시 학교에 모습을 드
러냈다던 이야기를 전해 듣고 난 그 속에서조차 설레이기 시
작했다.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거라곤 생각치 않는다.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던 지현의 막도 이제는 아쉬움뿐이지, 큰 의미가
되지 못하고 있으니. 그렇지만 지현을 유아기적 향수로 치부
해 버린다면, 그리고 지공킹이야말로 처음 성인이 되어서 느
낄 수 있었던 사랑다운 사랑이라고 말해 버린다면 그에 대응
할 적절한 변명을 난 아직 찾아내진 못했다. 인정해야한다.
그렇지만 나미가 애절하게 말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그 시절에 너를 또 만나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은 순간의 감정일지도 모른다.
영원하거나 절대적인 사랑은 환상일지도 모른다.
오직 사랑하는 과정에서 한 사람의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
났을 때, 그 때밖에 영원하고 절대적인 사랑이 성립되지 않
을 지도 모른다.
다시 그 시절이 다가온다 하여도, 다시 지공킹이 내 앞에
나타난다 하여도 그 시절처럼 사랑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방황하고 있다면 그건 아마도 지난 날 어리석었
던 내 사랑의 대가인 듯 하다. 그래서 희망과 용기를 모두
다 잃어버린 채 도망치기만 하고 있나 보다.
그리하여,
난 더욱,
마리화나에 중독되어 간다.
지나간 내 슬픔을 잊으려 하듯이...
- Hikari, Mitsuru Adachi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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