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운명에 관한 장구한 대담 (1999-09-20)

작성자  
   achor ( Hit: 7975 Vote: 17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Etc


『칼사사 게시판』 34364번
 제  목:(아처) 운명에 관한 장구한 대담                              
 올린이:achor   (권아처  )    99/09/20 23:08    읽음: 49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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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아처) 완벽한 운명론자는...                                 
 올린이:achor   (권아처  )    99/09/08 02:56    읽음: 36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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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운명론자는
  포기가 빠르고,
  실패에 슬퍼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은
  열정적인 사랑을
  평생 할 수 없다고도 한다...

                                                            98-9220340 건아처

 제  목 : (아처)             ...
 보낸이 : achor(권아처)   99/09/02 00: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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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일 잘 보았답니다.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는 그 옛 글을 읽으셨다니,
  운명도 범상한 운명이 아닌 듯 하네요.
  어쩌면, 우리 결혼하는 게 아닐까요? ^^;

  제가                 
  1997년 11월 23일.
  제 첫 번째 입대를 한 달 가량 남겨놓았던 때였답니다.
  1997년 12월 23일,
  X-mas를 이틀 남기고 입대해야 했었거든요.

  운이 좋아 다시 나오게 되었었지만
  그 시절엔 모든 게 끝날 듯 느껴지기만 했었어요.

  그래서 그 시절엔
                                 
  깊은 밤 찾아드는 감상에 젖어
  가입을 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그토록 썰렁하면서도 인위적으로 느껴지는
  시한부 인생,이란 말을 썼나 봐요. ^^;

  그러고 보면
  사람 인생이라는 게
  참 오묘하네요.

  정말 우리 결혼하게 되면 어쩌죠? 히죽. ^^*










                                                            98-9220340 건아처

 제  목 : 혹시 외계인이 아니신가요? ^^;
 보낸이 :         (      )   99/09/08 08: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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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아침입니다!
 
 *^^* 예전에 절보고 외계인이냐고 하셨죠?
 근데 전 아처님이 외계인이라 생각이 드는 건 뭘까요?
 그리고 날 잡아서 생체실험을 하는 것은 아닐까? ^^;
 음... 무척 조심해야 되겠다는 생각 ^^

 오늘      쓴 글을 보고 글을 띄우는 건데요.
 운명론자에 관한 글이었는데...
 반박을 하고 싶군요.
 저 역시 운명을 믿는 타입이지 만요.

 운명을 향해 달려가는 그 과정은 아무도 정해 놓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운명은 자신의 강한 의지면 바꿀 수 있답니다.
 정성은 운명도 바꿀 수 있다는 말을 아시는 지요?
 그 정성은 개개인마다 표현하는 바가 틀리니...
 아처님이 찾으셔야 겠네요^^

 모든걸 결정되었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
 그리고 운명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에 의해 
 선택한 사람을 위해 정성을 들이시면
 꿈꾸던 사랑을 하실 수 있을 거에요. ^^

 어쨋든 즐거운 하룹니다.
 힘차게 밝게 그리고 이쁘게
 보내세요 *^^*

 행복하세요.


                              ...







 제  목 : (아처)             ... 2
 보낸이 : achor(권아처)   99/09/09 15: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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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메일  잘 보았어요.  제가 외계인이라니요... 
      외계인은 분명 아니지만, 그렇지만             , 님을 잡아
      서 생체실험은 한 번쯤 하고 싶긴 하군요. ^^;

        전 완벽한  운명론자랍니다. 너무나도  운명에 빠져있어서 
      이제는 도무지 헤어나지 못할  것 같아요. 이걸 남들에게 이
      해시키기는 참  어려운 일이예요. 물론 그럴  필요도 없지만
      요.

        제가 생각하는 운명은 한 마디로 절대적인 힘을 갖고 있는 
      것이랍니다. 곧 제 운명은 神과 같아요. 神이 인간을 단순한 
      장난감으로 생각한 게 아니라면 자율의지 따위를 줄 리가 없
      다고 믿고 있는 게죠.  선한 인간을 꿈꿨다면 애초에 선하게 
      만들면 될  것을, 왜 인간을 시험해  볼까요? 물론 그렇다면 
      왜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기만  하는 인간을 만들었는지에 대
      해서도 의문이긴 하지만...

        삶의 모든 경로가 이미  정해져 있는 거예요. 그리하여 로
      봇 인간은 자신이 선택한 거라 믿으면서 착실히 정해진 길을 
      따라가게 되는  것이죠. 내 의지로 운명을  개척해 나간다고 
      생각해도, 그렇게 개척하여 나가는 길마저 운명에 정해져 있
      는 거예요.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수 없어요. 자신이 
      무엇을 하든,  생각과 반대로 하든, 생각을  따라 하든 모든 
      게 이미 정해져 있던 거예요. 그게 바로 절대적 운명의 실체
      랍니다.

        인정할 수 없죠? 하긴 그럴만도  해요. 이런 건 전혀 증명
      할 수 없는 개인적인 믿음에 불과하니까요. 그리하여 종교나 
      증명할 수 없는 믿음에 관한 토론은 참으로 허무하기만 하겠
      죠.

        어쨌든 지금 전 서정윤과 같은 마음이예요.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
      나고 싶다...

        그래서 완벽히 빠져버린 운명론자는, 이건 내 운명의 사랑
      이 아니란 생각에 실연에  슬퍼하거나 실패에 의기소침해 하
      지 않는답니다. 사랑의 열정이 그토록 가벼우니 역시 비참하
      게도 生을 포기할 만한 멋진  사랑도 할 수 없는 거예요. 참 
      슬픈 이야기 아닌가요? !_!











                                                            98-9220340 권아처 

 제  목 : 노바소닉
 보낸이 :         (      )   99/09/09 18: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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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이네요. 하루 잘 보내셨어요?
 오후에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벌써 저녁이 되었네요.
 편지 잘 읽었구요 (상투적인 말^^;)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글구 그 생체실험은 사양하고 싶군요 ^^; 
 
 운명이라...
 저 역시 솔직히 얘기해서 몇 십번 몇 백번 생각했었죠.
 누군가를 사귀게 되면... '아! 이 사람이 내 운명이야. 첫 만남도 그렇고..'
 그렇게 단정을 짓고 쉽게 빠져 버리는 사람중의 하나죠.
 어쩌면, 전 운명이라는 존재를 믿으면서 반항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겠죠.
 공기가 모습이 보이진 않지만.. 늘 우리곁에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죠

 운명도 그러한게 아닐까? 란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아처님과 비슷한 생각을 할때도 있어요.
 사람이란 틀리긴 하지만... 생각의 범위는 뒤집어 놓으면 비슷한게 나오죠.
 
 어떤 사람은 운명이란 계속 돌아가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자신이 생각과 선택에 따라 인생의 길이 변하는 것이라구요.
 전 그 말에 부정을 하지 않아요.
 
 또 다른 방면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겠죠.
 아처님이 운명론자인 것은 운명이 정해 놓은 것이라는 그런 가정을 
 지을 수도 있겠죠. 그리고... 또 다르게 말하면
 자신이 운명론자가 된건 자신의 선택에 의한 작용일 수도 있죠.

 운명도... 신도... 종교도... 그리고 사람도 ... 
 진짜 형체는 존재하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늘 바뀌고 우리가 그 존재에 부정을 한다면 말이죠.
 
 하지만, 전... 신이 존재한다고 믿고
 운명이란 것도 믿어요.
 지금의 제가 운명이란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직은 그것을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기도 하겠죠.
 그리고 어쩌면... 아처님이 말씀하신것처럼 아처님과 결혼을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우리가 운명을 알 수 있다는 것은 예측불허하죠.
 우리의 직감력이 강하다면... 그리고 실제로 일어난다면...
 확신을 가지겠지만... 끝은.. 아무도 모르는 거라 생각해요.

 사람의 운명도 하나의 비밀이랍니다.
 천기누설을 하면.. 죽는다는 말을 아시나요?
 꽤 무서운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자신의 운명에 대해 점을 치면.. 그 운명이 바뀐다는 말도 있죠.
 그래서.. 오래전에 제가 좋아했던 사람과 헤어진 이유도 그게 아닌가 
 하고 생각에 잠겨 보기도 한답니다.
 
 음.. 카르마와.. 다르마(맞나?)란 말 아세요?
 다르마란 말이 맞는지는 몰겠지만 ^^;
 운명은 정해져 있을지 몰라도 ...
 운명을 향해 가는 과정은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는 것이죠.
 오히려 그게 더 중요한 거 같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완변학 운명론자라해도...
   벽
 끝을 확실하게 알 수 없는 것일지도...?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늘 한 순간 한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많이 다치고 깨지면서.. 다른 나로 도약을 하게 된답니다.
 그게 저라고 얘기해 드리고 싶네요 ^^

 쿠쿠...
 아처님.. 완벽한 운명론자의 얘기는 슬픈 얘기가 아니에요 ^^
 왜냐하면... 그 길을 택한 것 역시 아처님의 의지였을테니까요.
 신이란 존재는 그렇게... 한가롭지가 않다고 생각한답니다.
 카르마는 정해져 있을지라도... 말이죠.
 
 아처님이        쓰신 글을 읽었는데...
 어디서 보았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죠?
 '내 운명의 사람은 헤어진 사람일지도 모른다.'

 아처님은 과연 완벽한 운명론자를 원하시는 것일까요?
 그렇게 되고 싶어하시는 것은 아닐까요?
 아니면 굉장한 믿음일까요?
 어쩌면.. 아처님의 행동이 맞을지도 모르죠.
 
 아무도...
 아무도...
 끝은... 가보지 않곤 모르는 거랍니다.

 하지만.. 아처님의 생각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에요 ^^

 혹시 노바소닉 좋아하세요?
 듣고 쓰다가.. 정신집중이 안되서 꺼버렸는데... ^^
 좋은 하루 보내셔요 ^^
 아참... 이번에                      추카드려요*^^*

                                                ...

  p.s. 신은 인간에게 견디지 못할 고통은 주지 않는다.






 제  목 : (아처)             ... 3
 보낸이 : achor(권아처)   99/09/13 16: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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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시간이 흘렀네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

        NovaSonic 좋아해요. 제가 N.EX.T를 학창시절 꽤나 좋아했
      었거든요. 그  시절부터 다른 멤버들의 빛이  신해철에 의해 
      너무 가려져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Hard Core가 조금 
      더 잘 표현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하네요. NovaSonic의 
      음악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요. 만약이라도 제가 음악을 하게 
      된다면 전 Hard Core를 해보고 싶거든요. ^^;

        얼마전 박상우의 '내 마음의  옥탑방'이란 책을 보면서 이
      런 구절에 짜릿함을 느꼈답니다.

        - 무력하고도 반항적인 시지프는 그의 비참한 조건의 전모
      를 알고 있다.  그가 산에서 내려올 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 조건이다. 그의 고뇌를  이루었을 명찰이 동시에 그의 승
      리를 완성시킨다. 멸시로써  극복되지 않는 운명이란 존재하
      지 않는 것이다.

        ......

        - 다만 한 가지, 신화  속의 시지프처럼 신들의 멸시를 오
      히려 멸시함으로써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부
      단한 용기가 나에겐 없었을 뿐이었다.
        누구를 위한 멸시인가.

        멸시로써 극복되지 않는  운명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 말을 두고두고 생각했었어요. 멸시로써 극복되지 않는 운
      명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모든 운명은 멸시로써 극복된
      다. 모든 운명은...

        운명을 멸시한다고 하더라도 시지프는 자신의 운명을 그대
      로 따를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그건 분명 운명으로부터 벗
      어난 건 아니겠지만 극복이란 말은 참으로 적절하다고 봐요. 
      이미 정해진 길을 멸시함으로써 운명을 비웃을 수 있는 것이
      지요. 표정에서 내면을 읽을 수 없는 지능범에게 사형선고를 
      하면서도 도무지 이겼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검사의 심정
      을 신에게 느껴보도록 하는 것이지요.

        저처럼 완벽히 빠져있는 절대적 운명론자로서 운명에 저항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이 멸시밖에 없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아. 가증스러운 신.
        신은 인간에게 견디지 못할 고통을 주지 않는다...
        무엇 때문에 인간을 시험하려 할까요?
        인간이 그들의 장난감이 아니라면  이젠 그만 했으면 좋겠
      어요.

        님과 이야기하면 이야기할수록  전 신도, 운명도 부정하게 
      될 것 같아요. 요즘은 혹시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이 아닐
      까,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어온답니다.

        그럼에도 벌써 9월 중순이네요.
        가을이 언제 훌쩍 떠나가버릴지 모르니 잘 잡으세요. ^^*











                                                           98-9220340 권아처 

 제  목 : soulmate...
 보낸이 :         (      )   99/09/13 18: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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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안경을 잊어 버렸어요.
그래서 잘 보이지가 않네요 ^^; 혹.. 잘 쓰지 못하더라도 이해하세요 ^^;
음.. 벌써 9월 중순이라구요.
정말 시간이 빠르네요. 99년이 언제 다 지나갈까 생각했었는데
2001년이 21세기라고 하던데.
*^^*
저도 한 인간으로서 신과 운명이란 것을 늘 생각하고 있답니다.
오래전부터 방황의 목적도 그것이었죠.
종교를 가진다는 것은 신은 살아있다는 것을 믿는 거니까요.
아처님과 제가 다른 점이 있다면...
전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해서 방황하는 인간이라고 보시면 되요.
늘 운명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요. 또한 운명이 무엇인지도 모르구요 ^^;
참... 모순 투성이인거 같아요.

매일 100배를 해요. 아플때도 해야 하고 울면서도 하죠.
날 찾기 위해서 
그땐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매일 아침마다 달리기를 해요.
그것은 내가 좀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노력이죠.
음... 그러한 행동은 신이란 존재를 받아들이면서 운명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의미죠.

^^; 참 웃기죠?

어제는 친구를 만났는데... 얘가 오랫만에 맛있는 것을 사주더니
'soulmate'가 되어 달라고 하더군요.
전.. 그런 약속이 꽤 부담스러웠지만 
동생처럼 아끼는 친구여서 '그래'라고 말을 했어요.
그리고 웃으면서 "야야.. 그럼 나의 텔레파시를 쏠테니까 맞춰봐."그러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

참,,, 정말 요즘은 이상한 말들을 많이 듣네요 ^^;
"운명'이란 말과..
"solumate'란 말과...

신은 인간을 갖고 노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인간은 자신이 사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사명을 띄고 온 것이 아닐까요?
평범하게 사는 것도... 슬프게 사는 것도...
아픈 사람도.. 살인을 하는 사람도...
이 지구에 색칠을 칠하고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구만의 색깔을...

아처님도 페인트 공 ^^;
저도 페인트 공 ^^;
다만, 예쁘게 아주 예쁘게 칠하세요.

시지프스처럼 산다는 것은
아주 가끔 받아 들이고 싶네요 ^^;

아처님.. 그나저나,                            
                                      --;
쿨적.

가을이 지나가버리기 전에 잡으시라는 말씀.
꽤 와닸네요. ^^;
와  닿네요












 제  목 : 뒷 말..
 보낸이 :         (      )   99/09/13 18: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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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처님도 가을이 지나가 버리기 전에 잡으세요 ^^
 글구 행복하세요.
 아참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랍니다.

                             ...






 제  목 : (아처)             ... 4
 보낸이 : achor(권아처)   99/09/15 1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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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서늘하게 느껴지네요. 정말 가을이 지나가나 봐요. 
      슬픈 일 아닌가요? 이렇게 또 한 해가 소멸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

        아침마다 달리기 하는 건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100배
      라뇨? 말씀하시는 100배의 의미가  100번 절하는 게 맞겠죠? 
      만약 그렇다면 허걱, 정말  대단하시네요. 아마도 님의 다리 
      굵기는 어느 씨름선수 못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

        언뜻 수양을 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던 기억이 나요. 조금
      은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있긴 하지만 뭐 그럴 수도 있겠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완벽히  이해한다는 건 참 힘든 일이
      잖아요.

        님과 운명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어제는 이런 생각을 했
      었답니다.

        누군가 나를 이렇게 불러준다면...
        가장 듣고 싶은 칭찬의 말을 생각했던 거예요.

        넌 神과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이야.

        완전히 고결한 神을 깨트려 버리고 싶어요.
        그 앞에 당당히 서서 그를 노려보고 싶어요.

        제게 있어서  운명은 神과 같은 의미랍니다.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존재. 모든 것을 이미 정해버린 존재.

        제가 외계문명도래설을 믿는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인가 봐
      요. 神의 완벽함을 인정하기  싫었었나 봐요. 그래서 인간보
      다 조금 더 과학이  발전한, 불완전한 생물체에 불과한 외계
      인이 神인  줄도 모른다는 다소 우스운  믿음을 갖고 있었나 
      봐요.

        神을 죽이고 싶나요? 만약 그렇다면 방법을 가르쳐 드릴께
      요. 神 하나 죽이기는 무척이나 쉬운 일이랍니다. ^^;

        이건 먹이사슬과 같아요. 神을 죽인 니체. 니체를 죽인 청
      소부 아줌마. 자, 청소부  아줌마만 죽이면 돼요. 그럼 神을 
      이길 수 있는 거예요. 간단하죠?
        그리고... 썰렁하죠? 미안해요. (시무룩. !_!)

        운명은 神이 만들겠고, 神은 외계인이니 불완전한데, 그렇
      다면 운명 역시 불완전해야할 게 당연한데 전 도무지 운명의 
      비절대성은 아직 인정할 수가 없어요.

        아, 아직 혼란스럽네요. 운명 하나만으로도 머리가 무거워
      지는데 거기에 神까지 겹쳐버리니  정말 모든 게 뒤죽박죽된 
      것 같아요.

        처음 아주 우연찮게 님과  운명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
      을 때 특별한 깊이가 있던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메일이 오
      고 갈수록 이 대화가 끝날  무렵엔 무언가 새로운 생각이 떠
      올라 운명에 관한  제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답니다.

        그렇지만 가을.  가을에는 사랑을 해야해요.  운명이나 神 
      따위로 가을을 날려버리게 된다면 아주 슬픈 가을이 되고 말 
      거예요. 자,  어때요? 이제 우리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거예
      요. 끙. --+





                                                            98-9220340 권아처 


본문 내용은 9,201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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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