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옛 애인 다시 만나기 3 (1999-11-22)

작성자  
   achor ( Hit: 813 Vote: 11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Love

『칼사사 게시판』 34938번
 제  목:(아처) 옛 애인 다시 만나기 3                                
 올린이:achor   (권아처  )    99/11/22 17:04    읽음: 58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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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으로 가는 마지막 셔틀버스였다. 이제 더 이상 당산철
      교는 단절되지 않는다. 불편하였지만 추억 어렸던 그 셔틀버
      스는 이제 추억의 뒤편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
        
        1996년, 언제 1999년 11월이  올까 생각했었는데 벌써  그 
      날에 도달해있다. 그 세기말에 도달하면 모든 게 끝날 것 같
      았는데 이미 우리는 종말의 정점에 서있다.
        
        그렇게 시간은 모든  것을 해결해주었다. 이별의  아픔도, 
      실패의 슬픔도, 또 조급해지는 내 어리고 유치한 마음도.
        
        옛 사랑과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우연히 마주친 그 사람과 새롭게 사랑할 수 있을까.
        
        어색하거나 낯선 자리는 아니었다. 옛 생각들이 절로 흐르
      는 그런 화원 위였다.  예전의 어느 날처럼  자연스러웠지만 
      단지 오직 두 손만이 떨어져있을 뿐이었다. 동강난 당산철교
      처럼 오직 두 손만이 떨어져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시절에 너를 또 만나서 사랑할 수 있을까.
        흐르는 그 세월에 나는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려나.
        
        인연이 운명이라면 사랑은 필연이다. 나를 사랑했던  많은 
      사람들을 나는 사랑한다. 언제까지나. 사랑이 순간의 유희가 
      아니라면, 처절한 원한으로 이별을 한 게 아니라면 당산철교
      의 부활을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사랑은 장난이 아니다.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으
      로 고명한 사랑의 순수성을 얼룩지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결혼이라면 아직 생각,  단호히 없다. 채정안을  좋아한다는 
      말에 한 친구는 이젠 그런 애들 같은 사랑은 그만 두어야 한
      다고 핀잔을 줬다.
        
        신촌에서, 신림에서.
        Love Letter와 텔미썸씽의 그림자 속에서 고민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겨우 깨달았다.
        
        아무 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지루한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괜찮은 인내력을 가지고 기다릴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다
      가온다. 시간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 東邪西毒.
        










                                                            98-9220340 권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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