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끄적끄적 89 0004 토요일의 休息 (200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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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513 Vote: 7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끄적끄적

『칼사사 게시판』 36525번
 제  목:(아처) 끄적끄적 89 0004 토요일의 休息                       
 올린이:achor   (권아처  )    00/05/14 04:17    읽음: 28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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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늦게 집에 돌아 와 오랜만에 주말을 집에서 보낸다.
        비디오 한 편 볼까 했더니만
        TV에서 미술관 옆 동물원,을 한다 하여 관두고 기다린다.

        남희석,이휘재의 멋진 만남이다.
        남희석은 에전의 좋았던 이미지를 점점 훼손시켜 가는 인상을 받는다.

        밥을 먹는다.
        어제부터 계속 오징어요리다.
        돌솥오징어덮밥, 오징어덮밥, 오징어덮밥.
        이틀 동안 내내 오징어덮밥만 먹었더니 그 좋아하던 오징어도 식상하다.

        드디어 미술관 옆 동물원.
        탄탄한 시나리오라기에 기대했지만 좀 실망스럽다.

        채널을 요리조리 돌리다 보니 아름다운 性,이란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첫 날 밤의 이야기.
        남녀, 신혼여행 첫 날 밤에 하는 걱정 BEST 3
            남 : 1위-여성의 성감대 위치
                 2위-조루
                 3위-성기크기
            여 : 1위-삽입에 대한 두려움
                 2위-가슴크기
                 3위-혼전경험
        이란다.
        그냥 웃음만 나왔다. 性이 언제부터 코메디였을까.
        그러므로 나는 며칠 전 순결을 잃었다. 의미심장하게.

        예전 같으면 이런저런 얘기를 이미 했었을텐데
        이제는 지나친다.
        마음은 있건만 몸이 귀찮다.
        끄적끄적,도 사라질 것인데
        아쉬움에 인터넷 관련을 제외하는 정도에서 끝내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개인적인 이야기.

        나는 요즘 섹시한 남자가 되고 싶어 노력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너.무.나.도. 어려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내가 섹시해지기로 했다.
        틈틈히 운동,이래봤자 팔굽혀펴기,을 하고 있는데
        내 가슴 만지는 게 재미있다. 서로 가슴 만져주기 게임이라도 하고 싶다.

        나는 정말 운이 좋은데
        아마도 디자인쪽은 역시 여성이 수적으로 많은가 보다.
        사장이나 대표는 대개 남자지만 디자인 관련 실무자는 역시 여자다.
        나는 100% 여자와 일해왔다.
        게다가 이상스레 내 나이 또래들만 만나게 된다.
        며칠 전 성공한 대학벤쳐 특집으로 우리가 한 번 더 소개됐는데
        솔직하게 고백할 걸 그랬나 보다.
        저희의 실력 이상의 급성장은 아마도 제가 대학시절 충실히 익혀온
        여자 꼬시는 법 덕택이었나 봅니다.
        사실 잘 못 꼬신다. 다만 시도가 워낙 많다보니 간혹 건지는 정도였지.

        talkernet쇼다.
        김원희는 꽤 마음에 든다. 목소리가 좀 어색하지만.
        김원희가 무명이던 내 중학생 시절
        Hot Wind라는 당시 선데이서울 이후 최고의 음란비스무리잡지에
        수영복 차림으로 소개된 기억을 난 아직 갖고 있다.
        파파,란 가장 잊지 못하는 드라마에 차태현과 윤손하가 나온 걸
        이제서야 안 걸 보면 김원희는 당시에도 내게 인상 깊었나 보다.
        이주노랑 채정안이 초대손님으로 나왔다.
        이주노는 참 겸손하다.
        그래도 잘하는 구석도 있어요, 살짝 포인트 주는 것도 보기 좋다.
        그리고 아, 채정안.
        얼마나 보고팠던 그녀던가.
        웹디자인을 하면서 초기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게
        다름아닌 채정안 공식 홈페이지 만드는 것.
        2집의 모습은 처음 본 것이었는데 사이버틱하게 꾸미려고 해서 그런지
        1집의 섹시함이 나타나지 않아 실망을 다소 했다.

        요즘 난,
        세상을 다시 보고 있다.
        예전에 미쳐 보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보고 있는 중이다.

        찻집에 가도, TV를 봐도, 지하철을 타도...
        저 인테리어를 구상하는 데 얼마나 고생했을까,
        저 CF를 구상하는 데 얼마나 고생했을까,
        저 광고문구를 짜는 데 얼마나 고생했을까.
        생각하게 된다.

        원체 디자인적인 감각이 전혀 없던 내가
        요즘은 그나마 사물이 배열된 모양이라든가 위치, 조화도, 색상 등등
        과거에는 아무렇지 않게 여겼거나 고작해야 괜찮네, 정도로 생각했던 것들을
        새롭게 보기 시작한 게다.
        물론 이제 나야 작업적인 면은 완전히 손을 놓았지만.

        사실 별로 바쁘지도 않으면서,
        나보다 바쁘고 분주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걸 알면서도
        자꾸 바쁜 척 하는 내가 스스로 못마땅해진다.
        그렇지만 주연의 말, 동감한다.
        마음이 바쁘니까 실상 몸은 바쁘지 않으면서도
        삶에 여유가 없어진다던 그 말. 동감한다.

        좀더 여유를 갖고 살아야겠다.
        여유롭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제  목:(아처/] 고작해야.                                           
 올린이:achor   (권아처  )    00/04/11 10:33    읽음: 29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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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란 고작해야 거기서 거기일텐데,
        무엇을 후회하지?

        적당히 능글맞게도 굴고,
        또 적당히 강직하게도 굴고.
        이래저래 살다보면 봐 봐, 벌써 24이잖아.

        세상을 초탈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면서도
        지극히 속 보이는 짓도 가끔 하면서
        그렇게 대충 얼버무리면 이 시대가 원하는 사람이 될 거야.

        이제야 24, 우리 중 누가 삶을 벌써 판단해 버릴 수 있지?









                                                            http://i.am/achor
                                                            achor Webs. achor

 제  목:(아처/] 표절                                                
 올린이:achor   (권아처  )    00/04/18 18:14    읽음: 23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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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나를 표절했나요?
        당신은 내게 허락받지 않고 나를 따라하셨나요?

        아니예요. 그렇지 않아요.
        당신은 표절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아무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답니다.

        당신께서 그 커다란 눈망울을 글성글성 거리며
        내게 너 행복하니?, 라고 물었을 때
        나는 지난 새천년을 생각했어요.

        맞아요. 그 새천년.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그 새천년 말이예요.
        그렇죠. 어느새 새천년의 반이 지나가려 하고 있죠.
        그 새천년 맞아요.

        사실 그건
        그 새천년이 다가올 무렵에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탈랜트 채림이 했던 걸
        제가 그대로 따라한 것 뿐이랍니다.

        너 행복하니, 아주 슬프게 들렸었지요.

        알잖아요. 이 바닥이 원래 이래요.
        영화든 음악이든 뭐든 거기서 거기예요.
        모두들 돈에 눈이 돌아가 있죠.
        돈이 조금 될 것만 같으면 모두들 따라하는 세상, 알잖아요.
        이 바닥이 원래 이래요.

        그러니 너무 죄의식에 사로잡혀있지 말아요.
        너무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아도 돼요.

        편안한 마음으로 크게 호흡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광고를 만드세요.

        그리고 돌이켜 보세요.
        당신이야 말로 지금, 행복합니까?

                                                            http://i.am/achor 
 제  목:(아처/] 우리의 비밀을 공개합니다.                           
 올린이:achor   (권아처  )    00/04/25 09:43    읽음: 22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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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토록 어려운 문건을 공개하기까지는
    저 나름대로 많은 갈등과 고뇌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사회 정의를 위하여, 올바른 정신문화의 함양을 위하여
    저, 그리고 우리를 희생하여야만 한다고 결정내렸습니다.
    이에 부끄러운 마음으로 사죄를 구하며 다음을 공개합니다. --;




    사실 우리의 키는 뻥튀기였습니다. --+

    애초에 계획적이었던 건 아닙니다.
    다만 제가 사회를 접하며 보다 큰 키를 필요로 했었는데
    저 간사하고 치사한 성훈 군은 자기가 먼저
    난데없이 키 높이 구두를 신고 와 저를 기죽였더랬죠. --;

    저나 성훈 군의 키는 고만고만합니다.
    성훈 군 말로는 신검에서 받은 치수가 더 우월하다며 우겨대지만
    목격자들의 말로는 제가 좀 나은 편이기도 합니다. ^^;

    그런데 이 성훈 군이 키 높이 구두를 신고 온 것입니다.
    갑자기 용팔급으로 상승하게 된 것이지요. --+

    결국 저 역시 열 받아서 키 높이 구두를 신게 됐는데
    음. 역시 공기가 다르더군요. --;

    정확하게 말하면 키 높이 구두는 아닙니다.
    다만 좀 굵은 밑창을 깔아 키가 몇 센티 올라가게 되는 것인데
    의외로 효과가 상당하답니다. 직접 경험해 보십쇼. --+
    이제 185 정도는 가볍게 깔볼 수 있겠습니다. 냐하. --;

    그렇지만 누가 저희에게 돌 던질 수 있겠습니까.
    한 번쯤 경험해 보지 않으셨습니까?

    하얀 피부에 반짝이던 그 눈이 알고 보니 화장빨이었던 일이나
    오호, 키도 크고 쫙 빠졌는데,가 알고 보니 10cm 굽.
    혹은 우와, 글래머다,가 알고 보니 거대한 뽕. --+

    우리 세상에 이런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그런데 누가 우리에게 돌 던질 수 있단 말입니까. !_!
    끙. -_-;

    어쨌든 어제 하루 신어봤는데
    조금 발이 아프기도 하군요.
    그렇지만 미인이 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보다 노력하여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리는데
    일등공신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http://i.am/achor 
 제  목:(아처/] 아시나요?                                           
 올린이:achor   (권아처  )    00/04/25 11:31    읽음: 18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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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나요?
        당신의 그 짧은 외침이
        얼마나 긴 파장을 갖고 올 것임을...

        억울하옵니다. 억울하옵나이다. !_!
        전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행여나 자그마한 오해라도 있다면
        전 억울하옵나이다. 울먹울먹. !_!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이 제 어긋한 착각이었음을
        스스로 깨닫고 조용히 침묵하오리다. --;
        그러니 눈처럼 파란 그대여, 다시금 왕자 운운하지 말아주옵소서. --+










                                                            http://i.am/achor

 제  목:(아처/] to 주연                                             
 올린이:achor   (권아처  )    00/04/29 04:20    읽음: 18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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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디 혼자 너무 늙지 말거라.
        아직 갈 길이 멀지 않느냐.

        네 기분을 조금은 느끼고 있었다.
        나 역시 내 사회친화적인 모습에 많은 회의를 느낀 것도 사실이고.

        그렇지만 사람은 고작해야 거기서 거기가 아니겠느냐.
        쉽게 예수든, 부처든 될 수 있었다면
        세상에 종교는 존재할 수 없었으리라 생각해 본다.

        네가 사회에 일찍 나서서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과정들을 이미 겪어왔기에
        지금, 이제서야 네 과거를 밟아보는 우리의 심정을
        이해는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예전, 처음 공익이 되어 상상치도 못했던 얼차려를 받을 때가 있었다.
        그 때는 그 색다른 상황이 너무도 어색하고 신기하여
        많이 떠벌리곤 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얼차려가 준 것도 아닌데
        떠벌리는 일이 점차 줄어들게 됐었다.

        아마도 그런 거라 생각한다.
        나는 사랑에서도, 일에서도, 삶 자체에서도.
        시간의 그 거대한 힘을 믿는 사람이다.
        삶은 시간과의 싸움이란 소각을 잊지 않고 있다.

        아직은 나의, 그리고 우리의 상황들이
        어색하고 다소 신기한 게 사실이다.
        분명 네겐 식상하고 유치해 보이는 것들이
        우리에겐 그간 경험해 보지 못한 색다름이지.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너는 구멍가게 주인을, 나는 도인을 꿈꾸고 있지만
        이 저잣거리에 얼마나 도인이 있겠느냐.
        나는 인간이란 다들 거기서 거기란 확신을 품는다.
        인간에게 너무 많은 바램을 갖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
        다들 통속적이고, 타락해 있고, 유치하고...
        뭐 그저 그런 게 인간의 본질이 아닌가 싶다.

        부디 혼자 너무 늙지 말거라.
        그리고 후배들의 재롱을 귀엽게 봐주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나는 시간을 믿는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식상해 지겠지.
        그리고 더 큰 걸 깨닫게 되겠지.





                                                      http://achor.net/emp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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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