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서교호텔에서 진행된 친구 임경진 군의 결혼식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결혼식 사회를 본다는 것, 제게는 색다른 경험이었지요.
지난 밤을 꼬박 새고, 물론 잠시 깜빡 졸다 sakima의 고마운 모닝콜 덕분에 깨어났습니다만, --+ 11시가 조금 넘어 서교호텔 별관에 도착하였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저 역시 예식 준비로 분주했었지요. 새롭게 사회자 멘트가 적힌 쪽지를 받아들고, 여러 가지 사항들을 지시받았습니다. 만세삼창과 마지막 퇴장 중간에 신랑, 신부를 멈추게 한 후 키스하라는 이벤트를 끼워넣었지요. 머리를 묶는 게 예의라고 들은 바 있어 머리도 묶었습니다.
드디어 제 우렁찬 개식선언으로 식이 시작됐고, 별 탈 없이 식을 마쳤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강이나 동대문, 까치산 근처를 배회하며 함께 야타하던 그가 결혼을 하다니요. 그의 진지한 결혼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아주 많이 웃었습니다.
사회를 봄에 큰 실수는 없었습니다만 지금 와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처음이라 너무 몰랐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다면 조금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전체적으로 진행을 너무 딱딱하게, 격식있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가 좀더 부드럽게 사회를 봤다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결혼하실 분이 계시다면 제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십시오. 한 번 해보니까 예식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알 것 같습니다. 잘 해드리겠습니다. --;
이번만큼은 피로연이 기대되었습니다. 신부 친구들이 아주 괜찮더군요. 특별한 피로연 자리가 마련되지는 않았습니다만 뷔페에서 세 시간 가량 친구들끼리 함께 식사를 하게 되어 있었는데 누군가 추진을 하지 않으니 잘 되지 않더군요. 신랑, 신부 얼굴 보기도 힘든 판국이고, 또 너무나도 졸려서 bothres와 호태, limdo 등 옛 전우들과 점심만 먹고 바로 돌아왔습니다. 서교호텔 뷔페, 아주 맛없더군요. --;
잠을 자고 싶지만 사상 최초의 A+을 위해 조금 더 버텨야겠습니다. 날이 아주 좋은 일요일이더군요.
- achor WEbs.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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