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신림동 (2001-10-28)

작성자  
   achor ( Hit: 816 Vote: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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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개인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지난 주처럼 내내 오전에 약속이 있던 날은 잘 버티다가 꼭 몇 시간 전에 잠들어서 결국 일을 망치곤 했었는데
아무 약속 없던 오늘은 이상하게 잠을 자지 않았습니다.

억울한 일이기도 합니다.
지난 주를 오늘처럼만 보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하필이면 오늘은 아무 생각 없이 푹 잘 수 있는 상황임에도 굳이 잠을 자고 있지 않은지...

아침부터 의상점에 가서 옷을 하나 사곤,
점심 때는 내내 TV를 봤습니다.
좋아했던 출발 비디오여행,을 시작으로
상도,란 MBC 월화드라마 3,4편을 보았는데 재미있더군요.
제가 원래 장사하는 게 꿈 아니덥니까. ^^;
다만 김현주 같은 괜찮은 여자의 파트너가 이재룡 같은 배우라니. 그것이 슬플 뿐입니다. --;

오후에는 yahon, 문상 등의 동네 친구들과, --+
서점에 갔습니다.
잘 보지도 않으면서 책만 죽도록 사대는 yahon은 저만 보면 책을 사러 가자고 하지요.

안 그래도 지난 밤 내내 C# 때문에 고생했었는데 혹 책 속에서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지나 않을까 해서 서점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곤 책 한 권 사왔지요.

책을 산 후 신림사거리로 나가 오징어불고기로 저녁을 먹곤
옛 단골술집이자 yahon의 무덤이기도 했던 쉬리,로 가서 술 한 잔 했습니다.
쉬리는 여전히 손님이 없더군요. 한창 신림동이 붐비던 일요일 저녁이었음에도 말입니다.
그 점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가면 손님이라곤 우리 밖에 없으니,
또 게다가 섹시한 주인아줌마는 남자친구들과 놀아나느라 손님에게 관심도 없으니 아주 좋지요. --;

yahon은 고려대학교 서버를 관리하고 있고,
문상은 서울대학교 서버를 관리하고 있으니
술자리에서도 여전히 컴퓨터 얘기 뿐이었습니다.
.net이든 j2ee든 xml이든.
무엇이든 최근 유망한 컴퓨터 이슈들은 우리의 안주가 되어 잘근잘근 씹혔지요.

덕분에 yahon은 차를 놓쳐 지금 옆에서 야혼배,를 마음껏 꺼내놓곤 잠들어 있습니다. --+

저는 지금까지 메일서버와 서치서버를 제 작업용 컴퓨터로 이전하곤 이제 월요일 아침까지 보내줘야할 대림산업 제안서를 작성할 계획입니다.
접속하는 사람도 적은데 서버 3대로 돌리기엔 전기료가 아까워서요. --+
그래서 항상 불안하긴 합니다만 제 작업용 컴퓨터로 이전을 하였지요.
즉 이 말은 아처웹스.의 메일이나 서치엔진이 언제라도 예고 없이 뻑 갈 수 있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

대림산업은 반드시 따내야 합니다!
일전에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만 사상초유의 섹시가이인 제 의무이자 업보이지요.
내일 시간이 된다면 제안서를 직접 찾아가서 제출하고 싶습니다만, --+
내일은 강남쪽을 한 바퀴 돌아야 하거든요.
무려 세 팀의 거래처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아. 다시 한 주가 시작됩니다.
부디 이번 주에는 지난 주처럼 잠이 제 행복을 앗아가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신이여! 잠으로부터 저를 구하소서.
혹은 잠이여! 저를 사하소서.

- achor WEbs.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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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