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쓰다 만 글 (2002-05-15)

작성자  
   achor ( Hit: 1366 Vote: 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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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개인

* 다이어리에 올리려 지난 15일 새벽 4시 경 쓰다 만 글인데
* 27일 오후 5시 경 발견하여 미완인 채로 올려 놓습니다.

- achor WEbs. achor

나는 하루를 25-26시간으로 살아가고 있다.
타인들의 오해와는 달리 나는 매우 규칙적으로
적당한 시간을 깨어 생활한 후 때가 되면 잠을 잔다.
다만 이것의 주기가 25-26시간이기에
나는 매일 1-2시간씩 그 전날보다 늦게 잔다.

어제는 11시경에 잤으니 오늘은 정오나 13시 경에 잠들 게 분명하다.
또한 언젠가는 다시 24시간이 흘러 나는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어쨌든 지금은 낮에 자는 시기이다.
그리하여 최근 나는,
내내 홀로 밤을 지새우고 있고.

밤을 꼬박 새는 일은
하루가 참 빨리 흘러가는 것 같아 가끔은 삶 자제가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홀로 밤에 살아있는 느낌은 썩 괜찮은 편이다.

옆 컴퓨터로 뮤직비디오나 스포츠, 영화 같은 CATV 채널을 틀어놓고
간간히 곁눈질 하면서 일을 하거나 신문을 보거나 게임을 하며 밤을 보낸다.

요즘 하는 일들은 참 마음에 든다.
지금은 커다란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간단하면서도 잘잘한 일들을 하고 싶다.
지금 하는 위드존이나 삼일장학재단 등의 일들은 편안하게 별 생각 없이 일할 수 있어서 좋다.

각 신문사들을 돌아다니며 핵심 뉴스들을 둘러보고,
혼자 열중하여 게임하고, 환호한다.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핀다.
때와 상관 없이 샤워를 하거나 면도를 한다.
누누히 말하지만 이런 것들은 외로운 도시의 잿빛 섹시가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들이다.

요즘 뮤직비디오 채널에서는 델리스파이스의 챠우챠우,가 참 많이 나온다.
영화 후아유,의 주제곡이 되었나보다.
1997년 즈음에 열광했던 그 노래를 오랫만에 들으며 그 시절 느낌들을 되살려내는 것도 기분 좋다.
나는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해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란 그 반복적인 가사를 좋아했었다.
그런 절대적인 사랑을 사실은 아직도 꿈꾸고 있는 것도 같다.

나는 흘러간 도시인의 모습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 한다.
이 시대의 도시인은 나처럼 어둡고, 우울하며, 고독한 걸 꿈꿔서는 안 될 것도 같다.
높은 고층 빌딩과 파란 하늘, 밝은 햇살, 그리고 쉴틈 없는 일상 속에서 짙고 뜨거운 여유를 꿈꾸는 것이 옳을 지도 모르겠다.
나의 도시인은 한때 온 세계를 열광시켰던 새천년의 등장과 함께 사라져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허브가 생겼다.
각종 벌레 이외의
미끼가 선물한 애플민트란 허브인데 물은 하루에 한 번만 주면 된다고 한다.


밤거리에서 왠 중년의 신사가 한 아가씨에게 접근하여 수작 부리는 모습을 보았다.
그 여자는 시간 없어요,라고 싸늘하게 말하고 지나갔고,
그 남자는 추한 모습으로 떠나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본문 내용은 8,217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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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리스파이스: 응사, Mitsuru Adachi, 그리고 델리 스파이스 (2013-12-01 04: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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