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wegian Wood

작성자  
   achor ( Hit: 1235 Vote: 64 )
분류      독백

나는 김난희씨에 의하여 마음대로 변형되어 버린 '상실의 시대'를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이

독자들로 하여금 조금 더 깊은 여운을 남길 수 있게 해준다는 건 인정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Norwegian Wood'란 유서 깊은 제목을

내 허락도 없이 변형시켜 버린 저 치졸한 자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지난 밤. 친구와 술을 마시며.

나는 오랜만에 Norwegian Wood을 생각했다.



그가 주섬주섬 늘어놓는 이야기는 왠지 모를 슬픔이 느껴졌었는데,

술에서 깨어난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친구의 이야기는

여운이 남는 Norwegian Wood과 유사한 면이 있었던 것 같다.



기즈키와 나오코는 재회한 지 1년 후.

어느 비가 내리던 밤-나오코가 스무 살이 되던 생일날 밤.

그녀의 방에서 함께 잠을 잤었던가.

그리고 그런 직후 나오코는 실종되었던가.



그 친구에게 그녀는 무엇인가 특별한 사람이었을 게다.

그런 이성 한 사람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일은 행복해 보였다.



이루어지지 못했거나 살짝 여운이 남게 이별해 버린.

오랜동안 짝사랑 해왔었다거나 길지 않은 시간 너무나도 사랑해 버린.



그런 사랑.

그런 아쉬움.



그 친구에게 동감할 수 있는 그런 여자가 있다는 것.

Norwegian Wood을 떠오르게 할 수 있는 경험이 있다는 것.



친구가 부러웠다.

돌아오던 새벽. 나와 동감할 수 있는 사람을 생각해 보았다.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664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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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3/16/2025 19:3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