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쾌한 일요일이에요. ^^
잘 지내고 있나요? 서늘한 게 반팔을 입기에 참 좋은 날이에요. ^^;
어제는 과음을 했어요. 그래서 오늘 아침, 참 고생했죠. --;
두통과 구토에 시달렸지만 이젠 좋아졌답니다. ^^;
예전에 홀로 밥 먹는 일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어요.
『칼사사 게시판』 29998번
제 목:(아처) 홀로 밥먹는 일에 관하여...
올린이:achor (권아처 ) 98/08/04 16:30 읽음: 38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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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1가 제일은행 본사의 오른편 골목길로 접어들면
조금은 허름해 보이는 3층짜리 KFC가 나온다.
그곳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보다 큰 KFC가 자리 잡고 있기에
그곳은 그다지 사람이 많지는 않은데
오히려 그점이 내겐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11:30 난 홀로 종로 바닥에 동떨어져 있다.
그리곤 내가 배가 고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실 그럴 땐 참 난감하다.
어찌보면 무척이나 사소한 문제이긴 하지만.
<과연 혼자 식사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혹자는 '감상이란 홀로 느끼는 것이다'라는 미명 하에
오히려 혼자 극장에 가는 것을 즐긴다고도 하던데,
그렇다면 나 역시 '맛이란 홀로 느끼는 것이다'라고
거창하게 내세운 뒤 혼자 식사할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혼자 식사하기'란 처량함을 주는 것만 같다...
물론 대한민국 태생인 난
식사를 할 때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왜 혼자 창밖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던 옛 학급친구를 떠올리면
가슴 한편이 시려오지 않던가!
난 그 KFC 앞에서 몇 분을 주저한다.
<과연 혼자 식사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별로 배도 고프지 않은데 조금 참지 뭐...'
'에잇! 까짓거! 혼자 먹는 게 뭐 어때서...'
이렇게저렇게 사고의 전위를 경험하다가
결국은 자랑스럽게 KFC의 문을 박차고 들어간다!
"쇠고기가 들어있는 불고기 버거 주세요!"
"없는데요. --;"
"허걱! 롯데리아가 아니었군요! !_!"
"그러게 김국진 말을 잘 새겨들으셨어야죠! --;"
아. 날씨 참 시원하군... ^^*
장대비를 퍼붓던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촉촉한 여우비로 변하였을 때
난 버거와 콜라를 들고 2층으로 올라간다.
11시 30분이란 시간은 어딘가 어중띤 시간인지
그다지 넓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사람들은 참 없었다.
간혹 눈에 띄엄띄엄 띄는 사람들은
나처럼 혼자 식사를 하러 온 젊은 여인네들뿐.
난 창밖의 모습을 바라볼 요량으로
창가쪽으로 가서 조용히 앉는다.
우뚝 솟은 건물들, 사뿐사뿐 걸어다니는 사람들,
그리고 비 사이에서 빠꼼이 햇볕이 얼굴을 내밀은 거리...
그때서야 난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혼자 식사를 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참 괜찮은 것이구나!>
폼을 재며 '난 고독을 즐기고 있어'라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딘가 운치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홀로 창가에 앉아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은은한 향취를 내뿜으면서 마시는 칵테일 한 잔... (혹은 콜라 --;)
마음껏 사색할 수 있고, 마음껏 꿈꿀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시간.
가벼운 말장난으로부터 벗어나
세상을 조용히 관조할 수 있는 시간.
꽤나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그런 시간이었다...
그렇게 홀로 종로 바닥에서 식사를 한 후
참 상쾌한 기분으로 다시 거리로 나섰다.
걸음걸음이 경쾌했고, 마음은 산뜻했다.
<혼자 식사를 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참 괜찮은 것이구나!>
空日陸森 Fucking 우레 건아처
꺼억. ^^;
방금 점심을 먹었는데 씽씽한 고추가 나왔네요.
고추 한 번 드셔보세요.
봄의 초록기운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고추를 보고 있으려니 괜히 몸이 상쾌해 지네요.
봄이에요. 봄. ^^*
- http://i.am/ach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