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3: 비가 내리는 날엔 그때가 생각나 작성자 applefile ( 2000-09-16 10:34:47 Hit: 1195 Vote: 3 ) File #1 yukino(1).jpg (174.7 KB) Download : 93 분류 잡담 비가 오는 날이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깨끗해진다는 그 기분이 좋았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엔 저 역시 이승복 전기를 읽었고 스케치북 가운데엔 빨간 괴물 손과 하얀 손이 악수하는 그림을 그렸었습니다. 반공 웅변대회를 위해 북한 타도란 사상무장을 하고 비가 오는 날에도 열심히 소리쳐가며 연습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왜 그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었었는지... 씁쓸합니다. 전 비가 오는 날을 좋아했습니다.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 시냇물을 지나는데,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던 것을 기억합니다. 달팽이를 잡기 위해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가던 것도 생각납니다. 비가 내리는 날... 방과 후 우산이 없으면, 친오빠를 떠올렸습니다. 오빠 학교 문 앞에서 우산을 들고 차를 가지고 기다리실 어머니가 그리웠습니다. 그렇지만, 저 역시 열심히 집으로 향해 뛰지 않고 걸었습니다. 흠뻑 젖어서 가면, 엄마가 좀 이뻐해주실까.. 란 기대감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점점 나이를 먹고, 비 오는 날.. 별로 좋지 않은 기억이 있습니다. 굉장히 뭐랄까.. 무척 심하게 아픈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울기까지 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그때 제가 어떤 심정이었는지조차 희미하게 해 줍니다. 망각의 술을 마신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뭐니뭐니해도 고등학교때 친구들과 먹던 컵라면 맛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특히 비 오는 날의 편의점은 어수선하면서도 우리들에겐 유일하게 편한 장소였거든요. 음.. 재수생일때 편의점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날 아침엔 손님이 없어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멍하니 문 밖을 바라 보았죠. 쎄차게 비가 내릴수록 행복했답니다. 현재 비 오는 날은 전 아직도 좋아합니다. 특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꿈을 꾸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태양만 이글거리는 마른 사막에 오아시스를 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전 저만의 비를 만듭니다. 어떤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을 만듭니다. 그것이 제가 비를 좋아하는 이유랍니다. 본문 내용은 8,971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freeboard/2798 Trackback: https://achor.net/tb/freeboard/2798 👍 ❤ ✔ 😊 😢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각 Tag는 , 로 구분하여 주십시오. 4383 220 186 번호 분류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추천 683답변 Re 2: 바부 불러줘 achor 2000/12/168723 682 Re 2: 사랑해♥ ♥ ♥ 이선진 2000/12/2111163 681답변 Re 3: 오랜만의 선물. achor 2001/02/1713463 680답변 Re 2: 토마토 achor 2000/07/149123 679 Re 3: 신갑님께... 김신갑 2000/08/039803 678답변 Re 1: 허걱 ;; 김신갑 2000/08/109003 677답변 Re 3: 엽기대문.. achor 2000/09/079303 676경악 Re 3: 영화를 보고~~( E HU TIEM )~연어님!!^^* achor 2000/09/0710913 675답변 Re 3: 2000년 칼사사 여름엠티 사진 공개 achor 2000/09/159773 674잡담 Re 3: 비가 내리는 날엔 그때가 생각나 applefile 2000/09/1611953 673 Re 3: 기다려 보세요. 김신갑 2000/09/198403 672답변 Re 3: 아빠.. 제발 참아줘~~ achor 2000/10/0511403 671답변 Re 3: 일요일 아침. achor 2000/10/2010903 670답변 Re 1: 아처.. 꼭 보기바란다... achor 2000/10/259143 669답변 Re 2: 음.. 이거 꼭봐라... achor 2000/11/038473 668답변 Re 3: 오빠.. achor 2000/11/0511823 667답변 Re 3: 성격차이.. achor 2000/11/139763 666답변 Re 3: 소호서버 구축에 관하여... ^^ achor 2000/11/0510343 665답변 Re 3: ^^ㆀ 쑥쓰럽네요. achor 2000/11/058753 664 Re 1: 일본에서 초청을 받았답니다. ^^ 상아 2000/11/0910013 182 183 184 185 186 187 188 189 190 191 제목작성자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