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1: 우정이란 이름으로 사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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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896 Vote: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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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요일, 따스한 오후의 햇살이 더욱 나른하게 하는

10월의 어느 일요일 오후.

가만히 앉아서 선진이 올려놓은 글을 읽고 있노라니

그냥 그리움, 그것밖에 생각나지 않았었어.



그런 사랑 이야기들, 참으로 아름다운 사랑을 하기에는

세상도 이미 너무 변해버렸고, 또 나 조차도 너무 변해버린 것 같아.



내 세상에서 그렇게 소박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찾는 일은

참으로 힘겹게만 느껴져.

이미 내 주위는 현란한 네온빛으로 물들어 있고,

사랑은 가벼워.



거듭 말하지만 나는 가벼운 사랑을 업신 여기지 않아.

다만 소박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가끔은 부러울 뿐이야.

감히 장담하건데 나는 그런 사랑을 앞으로 할 수 없을 거야.



그러나 동화 속 사랑이야기는 언제나 아름답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어.

그 뒤에 가려진 고통과 슬픔, 짜증과 싫증은

겉으로 드러난 아름다움에 가려져 사람들은 잊고 말지.

영원한 사랑은 없는 법이야. 역시 감히 장담해.



다른 이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으면 부러워지는 거야 당연하겠지만

막상 남이 부러워 하는 자신의 사랑이야기도

당사자로서는 언제나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인식하려 해.



가끔 이렇게 누군가 올려놓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보면서

부러워하고, 추억에 빠지고, 그리워 하는 걸로 만족하려 해.



사랑이 느껴질 때면

나는 고압적으로 우뚝 서서 그 찬란한 자태를 뽑내는

스카이라인을 언제나 떠올려.



식상한 드라마 같지만 얻는 게 있다면 잃는 게 있다는 건

당연한 터.

그렇다면 오히려 사랑을 잠시 유보시켜 두고 싶어.



선진이가 그런 글을 받았다면

아마도 참으로 우정어린 사랑을 할 수 있을 거라 믿어.

하지만 냉정한 한 가지.

사랑을 핑계대는 수많은 거짓말 또한 정확한 눈으로 잡아낼 수 있기를 바래.

삶을 통해 보아왔던 사랑의 핑계는 납득할 수 없었어.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것이 일반적이야.

너를 위해 떠난다는 말은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아주 드물다는 걸 배워가고 있어.



어쨌든 덕분에 나른한 10월의 일요일 오후,

촉촉한 감상에 흠뻑 빠져보았어. 고마워. ^^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958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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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3      Re 1: 괜찮습니다..^^ 이선진 2000/10/0711063
822      Re 1: 감동진 이야기... 김현주 2000/10/087993
821답변     Re 1: 우정이란 이름으로 사랑하기.. achor 2000/10/088963
820답변     Re 1: 희한하게 achor 2000/10/157483
819잡담     Re 1: 일요일 아침. yahon 2000/10/1612223
818답변     Re 1: .... achor 2000/10/207613
817답변     Re 1: 오홋~! achor 2000/10/239143
816답변     Re 1: 바뀌었구나.. achor 2000/10/238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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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4답변     Re 1: 하하하하 ^0^ achor 2000/11/079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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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3/16/2025 19:3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