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병.

작성자  
   ggoob ( Hit: 1308 Vote: 74 )
분류      잡담

난 집에서 뒹굴 거리는게 참 좋아.

씻지도 않고, 고로 거울도 안보고,
옷도 대충 걸치고,거실을 터벅터벅 걸어다니며,
내 손에 닿았던 물건들을 이리저리 던져놓고,
그리고 머리가 닿으면 이내 잠이 들고.

하지만, 이제는 이내 어색하기만 해.
집안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고,
냉장고에 무슨 음식이 있는지도 모르고,
내 방 책상위에 있던 물건이 어디에 정리되어 있는지도 몰라.

라면이 먹고 싶어 냄비를 찾는데, 30분이나 걸렸어.
베란다에 귤이 30개도 넘게 있었는데도
난 시장가는 엄마에게 귤이 먹고싶다며 사다달라고 했어.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익숙해져 버렸어.
너무 많은 외도를 했나봐.
이제는 오히려 이자리가 너무 어색해.

하지만 난 다시 제자리를 찾기 보단,
더많은 외도를 하고 싶어.
아직 다 보지 못한 많은 세상을 보고 싶어.
그리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
그치만, 또 이내 난 모든 약속을 취소해 버렸어.

대인관계에 무척이나 신경을 쓰는 편인데도,
마냥, 떠날테면 떠나라. 라고 외치고 있어.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난 누군가에게 신경쓰고 싶지 않아.

오랜만에 집에서 뒹굴거리며
평소에 보지도 않던 TV를 보니까
머리가 지끈지끈 거려.
그러면서도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잠깐동안 심각병이 또 도지고 말았었어.-_-

결혼한 친구에게 전화가 왔었어.
그리고 자꾸만 겁을 주고 있어.
난 좋은 어머니가 될건데, 그런 나에게
결혼하면 도시락 싸들고 말리러 다닐거래.--+

그래서 생각해본건데, 나중에라도
동거 - 해도 괜찮을까?
.
.
.
.
.

아무래도 엄마한테 혼나겠지? -________________-





본문 내용은 8,487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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