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용기있는 행동이긴 했어.
네 좋은 직장을 때려치고 스스로 모험을 택할 수 있는 용기, 네가 네 삶의 주체가 되어 당당하게 네 삶을 선택할 수 있는 도전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봐.
결과가 좋든 나쁘든 간에 너는 참으로 대단했어.
SK 입사하는 게 얼마나 힘든데. --;
그런 네게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줄 수 있겠느냐만
몇 마디 이야기해 보자면,
가르쳐줬지?
여러 문제가 생길 때면 하나하나 생각하기.
그럴 땐 눈 앞에 있는 가장 큰 문제만 생각해.
그리고 한 가지씩 한 가지씩 처리해 나가.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면 근심과 걱정만 쌓이고, 그럼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하게 될 지도 몰라.
그리고 네가 한 일에 대한 결과를 피하려고 하지 말렴.
어차피 맞을 매라면 두려워 말고 먼저 맞아.
네 명백한 잘못에 대한 결과를 피하려고 내내 근심하고 걱정하는 것 보다는
깔끔하게 치뤄내고 마음 편하게 사는 게 속 편한 것 같아. --;
끝으로 항상 새옹지마(塞翁之馬)를 생각하렴.
좋은 일에 너무 기뻐하거나 나쁜 일에 너무 슬퍼하기 보다는
이미 일어난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 같아.
좋은 일이 생기면 나쁜 일이 있을 거고,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이 있을 거야. ^^
며칠 전 다이어리에 좀더 가볍게, 쉽게 살아야겠다는 글을 적어놓은 적이 있어.
진지하게 사는 건 쪽팔리지 않다고 네가 답변 달았던 그 글. --+
맞아. 맞는 말이야. 진지하게 사는 건 쪽팔리지 않아.
그렇지만 내가 의미하고자 했던 건 자신에 대한 진지함은 아니었어.
나는 쉽게 흥분하거나 생각 없이 말을 해버리고 나서 후회하는 걸 안타까워 했었어.
어떤 중대한 상황이 닥쳤을 때,
그 때는 최대한 말을 억제하고, 그리고 흥분하지 않은 채로
아무 일도 아닌 양 쉽고, 가볍게 느껴야겠다고 생각했어.
물론 중대한 일인만큼 고민해야겠지.
다만 그 고민이 나는 내 방에서 홀로 이루어지기를 바랬던 거야.
그렇다고 내 감정을 혼자 짊어지겠다는 이야기는 아니야.
상대방이 나를 기분 나쁘게 했다면 최대한 건조한 목소리로 나는 당신의 어떤 행동 때문에 기분이 나쁘다,
상대방이 네가 싫은 행동을 했을 때도 최대한 건조한 목소리로 그러지 마라, 나는 당신의 그런 행동이 싫다,
라고 말해 줄 거야.
다만 너무 진지해져서 격양된 목소리로 먼저 말해버리는 건 후에 쪽팔림을 느꼈어.
아. 물론 그렇다고 웃음짓는 것도 안 돼!
건조하게! 최대한 건조하게! ^^;
이상은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였고.
내가 만약 일본에 간다면,
나는 언어를 배우는 데에 최선을 다하게 될 거야.
일본어를 잘 한다는 건 다시 한국에 와서도 큰 장점이 될 수 있겠고,
또 앞으로 일본에서 무엇을 하든 간에 꼭 필요한 일일 테니까.
언어를 학습하는 건 어떻게든 가장 밑지지 않는 장사 같아.
그리곤 내가 한국보단 일본에서 더 잘 할 수 있겠는 일,
혹은 한국으로 돌아가면 조금 특별할 것 같은 일본의 일을 찾아보겠지.
이를테면 아직 한국보다는 처져있는 일본의 웹 상황에서 내 웹프로그래밍 실력은 전자의 예가 될 수 있겠고,
한국에는 정규적인 교육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일본에는 잘 되어있는 조향기술 같은 건 후자의 예가 될 수 있겠지.
어쨌든 시간을 생각하렴.
네가 일본에서 보낼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게,
무엇을 하든 효율적으로 하는 데에 힘쓰길 바래.
간단한 일을 하더라도 네 이력서에 한 줄 보탤 수 있을 만한 특별한 걸 찾아보길 바라고,
틀리는 걸 두려워 말고, 편한 사람에게 네 틀린 일본어를 마구 구사해 주는 거야! ^^
두렵겠지만 너무 긴장하지는 마.
어차피 사람사는 세상, 독일이나 인도, 콜럼비아보다는 일본이 훨씬 나을 거야. ^^
네 앞에 펼쳐져 있는 그 커다란 새 세상이 기대되지 않아?
운명을 걸 수 있는 커다란 모험이, 마치 영화처럼 네 앞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는 거야.
너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잘 해낼 거야. ^^
혹 별 다른 성과 없이 돌아오게 되더라도 너무 상심 말고.
뭐 그럴 수도 있지. ^^;
나쁜 일이 있으면 더 좋은 일이 있을 테니.
부담 갖지 말고, 일본 여행 한 번 간다고 생각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