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매너에 관하여...

작성자  
   achor ( Hit: 1906 Vote: 10 )
분류      잡담

연일 다소간 공격적인 언행으로
괜히 부드러운 우리 혈의 분위기를 망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만
그래도 이왕 시작한 거 몇 자 더 적어볼게.

처음 이런저런 혈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 역시도 많이 생각하고 고민을 했었지만
역시 어려운 일이었어.
무엇이 노매너고, 무엇이 잘못된 행동인지 판별해 내는 일은 말이야.



나 역시도 플레이어의 자유도는 리2를 함에 있어서
가장 중차대한 문제라고 보고 있어.
결국 리2를 하는 것은
어떠한 경우라도 1차적으론 자신의 즐거움을 위한 것일 테니.

그러나 내가 고민하고, 생각해 본 결론은
시스템적인 행위의 허용 자체가 그것만으로 매너적일 수는 없다는 것이야.

즉 게임 내에서 가능한 어떤 행위를 유저의 선택에 의하여 행동했을 때
그 선택은 유저 자신의 자율의지이겠지만
그 정당성의 판단은 행동한 유저의 몫이 될 수 없다는 거야.

이를테면
시스템적으로 다른 플레이어를 죽일 수도 있고,
혹은 그와 상반되게 이른바 제조 행위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할 수 있을 지언정
문화적으로는 매너있는 행위라 여겨지지 않고 있잖아.

아는 사람도 많겠지만
나는 처음 리2를 하며 동방불패를 꿈꿨던 사람이야.

이 가상사회는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도록 해주는 효과 또한 있을 것인데
나는 리2에서 절정의 초고수가 되어
이유 없이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고 싶었어.
그렇다 해도 내가 너무나도 강해 누구든 쉽게 내 악행을 저지할 수 없는 그런 이가 되길 꿈꿨던 거야.

맞아. 열나 노매너로 욕 엄청 먹겠지. --;
설령 내가 독보적으로 렙도 높고, 장비도 좋아
정말로 그러고 다닐 수 있다 하여도
나로 인하여 혈 자체나 다른 혈원들이 욕먹을 것은 뻔한 일이겠지.



나와 다르다고 배척하려는 유치함이 아니야.
각자의 스타일을 이해하고, 방식을 존중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그런데 문제는 다르다는 것이 아니라
매너있지 않다는 데에 있어.

앞서 이야기 했듯이
어떤 행위를 매너 있다, 혹은 매너 없다고 판단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 될 수밖에 없어.

시대나 혹은 배경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또 그 문화 속에 함께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의 관념에 따라서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게
매너일 테니 말이야.
극단적으로는 어제 매너 있던 행위가 오늘은 비매너로 인식될 수도 있을 만큼
매너에 대한 판단은 유동적이잖아.
그걸 모르지는 않아.

그럼에도 동서고금을 뛰어 넘어
어떤 행위가 매너, 이른바 사회적인 정당성을 갖고 있는 지를 통찰해 낼 수 있는 방법은 있어.

그 행위는 이타주의적이 될 수는 없을 지언정
적어도 타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자신의 배를 채워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야.

자신의 것으로 자신의 몫을 채우는 개인주의를 비매너라 비난하는 것도 아니고,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라는 이타주의를 강요하는 것도 아니야.

그저 내 것을 아낌으로써 부족해 지는 것을
타인의 힘으로 채우려는 그 극악의 개인주의를 경멸할 뿐이야.
자신의 것이 아까운 만큼 타인의 것 또한 아깝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은
동서고금을 뛰어 넘는 매너 중 한 가지가 아닐까 해.



한 번 가입하면 게임을 계속하는 한 탈퇴될 일이 없는 우리 혈에서
남들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그간 우리가 힘들게 쌓아온 좋은 이미지, 그 우리의 자부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잘못된 혈원을 추출해 내는 길은 정해져야할 거라 봐.

혈원을 쫓아내기 위해 안달 난 사람처럼 나를 본다면
그것은 완전히 잘못된 일이고, 오해야. ㅠ.ㅠ

나는 지금 같이 주변 몇 사람과 이야기 해보고 누군가를 추방시킬 수 있는 현재야 말로
혈맹주에 대한 권한이 과도하게 주어졌다고 보고 있기에
그것을 제한하기 위해,
내 마음대로가 아닌 정해진 절차와 방식으로 정당하게 행하기 위해 이러는 거란다. --;

그 점 알아다오. -__-;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7,464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l2_free/182
Trackback: https://achor.net/tb/l2_free/182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LINE it! 밴드공유 Naver Blog Share Button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467   24   20
번호
분류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추천
87잡담   클로니클2에 관해 끄적끄적 achor 2004/08/2065086
86제안   혈파티에 관한 논의 [4] achor 2004/08/3150984
85잡담   과거의전장을 정복하려는 이에게... [16] achor 2004/09/0875253
84잡담   파티 구하기 어렵던가? [4] achor 2004/09/0980983
83잡담   문신이야기 [5] achor 2004/09/1064002
82잡담   오만유람기 [2] achor 2004/09/1583280
81호소   콜로세움 무도회 이벤트 [6] achor 2004/10/0430882
80잡담   20041006 패치를 접하며... [7] achor 2004/10/0732281
79제안   동맹을 제안 받았는데 말야... [7] achor 2004/10/07687128
78잡담   대망의 70대를 자축하며... [4] achor 2004/10/1322115
77제안   前호칭에 관한 고찰 [2] achor 2004/10/2880606
76제안   혈원 제명 시스템 마련을 위하여... [3] achor 2004/10/2951106
75잡담   비매너에 관하여... achor 2004/10/29190610
74호소   혈전을 피하는 방법 achor 2004/11/1142875
73잡담   리2에서의 사랑 [1] achor 2004/12/0783282
72잡담   와우 achor 2004/12/0888513
71잡담   인챈트에 관한 수리적인 고찰 [7] achor 2004/12/1648866
70잡담   성큼 다가온 클로니클3 [2] achor 2004/12/2077306
69잡담   20041230 클로니클3 프리뷰를 보고... [2] achor 2004/12/3016359
68잡담   이번 온라인 혈모 때는... [1] achor 2005/01/0324312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당신의 추억

ID  

  그날의 추억

Date  

First Written: 11/11/2003 07:58:02
Last Modified: 03/16/2025 18:4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