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NC.
오늘 아무런 혐의가 없음을 입증하고 계정이 살아났는데 말야,
생각해 봐봐. 말이 안 되잖아.
무고한 사람을 잡아다가 한 달의 반이 넘는 무려 18일이나 강제 구속한다는 게
과연 말이 되는 행동이냐고.
게다가 설 연휴까지 있었는데. 훌쩍. !_!
아무리 절대권력을 가진 개발사라 하더라도 이건 너무하잖아. 흥.
어쨌든. --;
오늘 드디어 다시 게임을 해봤는데 말야,
알다시피 나는 클로니클이 업데이트 된 후 처음으로 내 계정 접속을 한 거였단다.
아직 다 살펴본 건 아니지만
분명한 건 이제 더 이상 몹보다 인간이 많은 용계는 아니라는 거였어.
다행이지 뭐야.
그러나 애석하게도 내가 하는 어비스워커는
뒤돌아치기 패치라는 치명상으로 인하여 암울하기만 하더라. !_!
그간 주력 스킬이었던 데들리블로우나 모탈블로우는
그 극악의 성공율로 인하여 이제 거의 성공하지 않는 스킬로 변질되었고
오히려 스팅이나 블러드 같은, 그간 거의 쓰지 않았던 스킬들이 주력 스킬이 되어가고 있어. --;
물론 선웅 등이 몸빵을 한다면 좀 달라지겠지만.
여하튼 그리하여 이제 우리의 워커 계열들도
걍 때려치기 시대가 도래한 것인데 말야,
하긴 다른 직업들은 이미 다 겪은 일을 우리는 이제서야 겪으니 좀 행운이긴 하지.
모탈류 스킬들은 무기 데미지의 영향이 없어서
그간 B급 장비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는 가장 그 피해가 적었었잖아.
걍 때려치기 라면 역시.
정탄이 빠지지 않을 것인데,
아까 선웅, 인영과 조금 이야기를 나눴지만
사냥하던 중이라서 제대로 말하지 못해 지금 조금 더 부연하여 생각을 말해보고자 해.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무정탄 사냥 지지론자야.
클로즈베타 초기, 드웝이란 종족이 없던 시절에는 아예 정탄 개념 자체가 없기도 했었단다.
리2 개발자들이 검으로 치면서 총을 한 방씩 날리는 FF의 스킬을 보고 난 후
별다른 공격 스킬이 없는 드웝에게
그들만의 장점인 돈을 공격력으로 대체할 수 있는 그 한 방법으로서 등장한 게 정탄이거든.
즉 정탄은 드웝을 위해 개발된 스킬이라는 게 내 생각이지.
다시 말하자면 드웝을 제외한 타 종족은 사실 정탄은 외부의 추가 효과라는 거야.
무언가 지불하고 얻어야만 하는. 본연의 것으로 자연스럽게 쓸 수 없는.
그러나 이론상 정탄의 사용이 논쟁할 가치 없이 효율적이라는 건 나 역시도 인정하는 바야.
몹을 잡으면 500 아덴이 나오는데 잡는 데 300 아덴 어치의 정탄이 소비된다면 이득이라는,
초딩 산수 수준을 내가 이해 못하고 있다고는 생각치 말아다오. --;
다만 나는 2가지 이유를 통해 정탄 사냥에 딴지를 좀 걸어보려는 것 뿐이야.
그러니 내게
그럼 넌 정탄 안 쓰면 되잖아, 따위의 비난을 하지는 말아다오.
물론 나도 적당히 정탄을 쓰면서 사냥을 할 거고, 또 그러고 있는데
그냥 단순하게 정탄이 반드시 효율적일 수만은 없다는 걸 얘기해 보려는 거라는 걸 이해해 줘.
먼저 첫 번째 딴지의 근거는 쉽게 예상했듯이
한계 시간을 요한다는 거야.
다시 말하자면 위의 예처럼 500 아덴이 나오는 몹을 300 아덴의 정탄을 소비하여 잡으면 200 아덴이 남긴 할텐데
반면 무정탄으로 잡으면 500 아덴이 남잖아.
정탄을 통해 동일 시간에 무정탄 사냥의 2배로 잡는다 하여도
단순 계산으로는 무정탄이 100 아덴 이득이지.
물론 현실은 이토록 단순하지는 않겠지.
몹의 리스폰 상황도 있을 것이고, 감소되는 피의 양도 있을 것이고, 또 기타 등등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있겠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정탄의 효율이 시간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는 거야.
지금까지 행하여진 정탄 효율의 실험들은
대개 정탄과 무정탄을 1시간 등의 단위 시간을 통해 그 이득적인 면을 계산한 경우가 거의 전부인데
만약 30분만 게임을 하는 유저가 있다고 가정을 한다면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그 가능성을 이야기 하고 있어.
즉 정탄 사냥을 통해 이득을 취하려면
어느 정도 지속적인 사냥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게
내 첫 번째 딴지이고.
두 번째 딴지는 기계가 아닌 인간이 플레이 한다는 거야.
첫 번째 딴지의 지속 사냥 시간을 초과하는 플레이어라면 누구나 정탄 사냥이 효율적인가, 할 때
그렇지 않다는 거지.
왜냐하면 만약 플레이어가 기계라면 주관적인 감정의 개입 없이 적확한 플레이를 펼치겠지만
인간은 무궁무진하면서도 또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즉흥적이며, 순간적인 감정을 갖고 있잖아.
이러한 예는 매우 다양하게 펼쳐지겠는데
뭐 0-30% 렙업하는 건 굉장히 빨라 보이면서도
30-60% 렙업하는 건 지루한 감정이 드는 것도 그 한 예가 될 수 있겠지.
즉 똑같이 100마리를 잡는다 하여도
어떤 경우엔 더욱 분발하여 200-300마리를 계속 잡을 수도 있겠고,
또 어떤 경우엔 금새 지겨워져서 100마리만을 잡고 게임을 그만 둘 수도 있잖아.
뿐만 아니라 반대로 똑같이 1시간을 한다 하여도
그 인간 감정의 차이로 이후 2-3시간을 더 할 수도 있겠고.
물론 그렇다고 정탄 사냥이 무정탄 사냥보다 지겨움을 유발한다고 이야기 하려는 건 아니야.
단지 정탄의 효율을 이야기 하기에 앞서
우리가 게임을 할 때는 많은 다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그 효율을 좌우하고 있다는 거야.
당연하게도 무언가 실험을 한다면 공정한 조건 하에서 해야겠지만
나는 그런 실험을 하려는 게 아니고 현실을 이야기 하려는 거야.
앞서 이야기 했듯이 공정한 조건 하에서의 실험이라면 정탄이 유리하다는 건 나 역시도 잘 알고 있단다. ^^;
그러나
때로는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먹자, 스틸들과 싸우기도 해야 하고,
또 때로는 과일 먹으라는 어머니의 외침에 조르르 달려가 방어적 모션을 취해야만 하는
우리들 게임에 있어서
마치 공정한 실험을 하듯이 기계적인 조건은 존재하지 않아.
혹자는 이렇게 반론할 지도 모르겠어.
아무리 인간적인 플레이를 한다고 쳐도 사냥을 하는 시간만큼은
무정탄 보다 정탄이 효율적이지 않느냐고.
그러나 내 요점은 그런 인간적인 플레이에 있어서
수치적인 정탄의 효율은 너무나도 영향이 미비하다는 거야.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나는 파일 100개를 업로드 해야 하는 일이 있어.
그래서 한 마리 잡고 alt tab으로 빠져 나가 업로드 하는 작업을 반복한다면
이런 경우에 있어서 한 마리를 잡는 데 10초가 걸리든 20초가 걸리든 큰 효율의 의미는 없다는 거야.
자. 이제 간단하게 정리해 볼게.
정탄의 효율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이지, 맹목적으로 신봉할 만큼의 가치는 아니다.
왜냐하면 정탄 효율에 있어서는 시간에 대한 전제가 깔려 있고,
또 인간과 인간이 게임을 함에 있어서 실험실 같은 객관적 상황은 발생하기 않기 때문에.
그러니 정탄 사용에 있어서
뭐 기분대로 대충 해버리잔 거지. --;
어차피 게임, 즐겁게 시간을 축내기 위하여, 여가를 활용하기 위하여 배려해 놓은 거니까 말야.
좋아.
이런 일반적이고도 허무하고,
뻔하면서도 식상한
결론은 뭐에 쓰려고 이토록 장구하게 글을 써놨냐고?
그야 뻔하지.
썰렁한 게시판, 뭔가 있어 보이게 하려고. --;
150줄 남짓 되는 이 글을 쓰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단다.
혈맹주의 이런 노력을 가상히 여겨
너무 뭐라 하지는 말렴.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