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사랑에 관한 두세가지 이야기들 성명 achor ( 1998-03-15 18:52:00 Vote: 12 ) 사랑에 관한 두 세가지 이야기들... 1. 스파게티 우선 말해 둘 것은 내 입은 그리 까다롭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 거나 잘 먹으며, 아무 거나 잘 소화한다. 과거엔 그렇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난 내 입에 꼭 맞는 스파게티를 찾아 다니는 것에 내 삶을 다 받쳐 온 사람이다. 이 역설적인 두가지 얘기를 정리하자면, 비록 까다롭진 않지만 최상이란 것을 알고 있다고나 할까... 그리하여 난 내 젊은 날을 통털어 어딘가에 있을 내 입에 꼭 맞는 스파게티를 찾아 다녔지만 결국 이렇게 지금은 그 어느 스파게티조차 선택하지 못하게 되고 말았다. 고백하자면 때론 지난 날이 후회되기도 한다. 꽤 입에 맞는 스파게티였지만 보다 내 입에 맞을 스파게티가 있을 것만 같은 생각에 또 다시 다른 스파게티를 찾아 떠났던 그 시절... 지금 생각하면, '아~ 그게 바로 나한테 맞는 스파게티였구나'란 생각이 들곤 한다. 뭐 인간이란 원체가 불완전한 동물이니 난 날 미워하지는 않도록 하겠다. 그렇지만 사랑과 스파게티가 다른 점이 있다면, 사랑과 달리 스파게티는 그 맛있었던 스파게티를 요리하던 가게에 언제라도 다시 찾아가 맛볼 수 있다는 것... 2. 일방통행 거창하게 '세상의 연으로부터 독립되고 싶었다'라고 말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무척이나 쪼잔하게도 돈을 못내 짤린 것 뿐이다. 아. 내 호출기 얘기. 그렇지만 호출기가 없다고 사랑하지 말란 법은 태초부터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난 사랑하기 시작했고. 이 사랑은 상당히 새로운 맛을 준다. 일방통행로를 질주하는 맛이라고나 할까? 난 그녀에게 마음껏 연락할 수 있는 것이다. 혹자처럼 답신호출이 안 온다고 속태울 일도 없고, 또 구차하게 몇 분 후에 답신호출이 오는지 재고 있지 않아도 되고. 원래부터 나처럼 단순한 인간은 그런 세세하고 자잘한 부분에 대해서 무감한 편이지만 아예 완전히 떨쳐버리니 참 마음이 편안한 느낌인 게다. 그렇게 내 일방적인 연락만이 매개가 되는 사랑은 계속되겠고, 언젠가... 그 호출번호로 가는 내 손길이 끊길 때 쯤이면... 그 사람은 내 마음으로부터 서서히 멀어져 가겠지... 난 그것을 이별이라 정의내리려 한다. 3. 마리화나 난 고등학교 시절부터 마리화나에 중독되어 있었다. 그렇게 구히기 어렵게만 느껴졌던 그 마약이 실상은 무척이나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이후 난 완전히 중독되어 버린 것이었다. 대학교 입학 후 첫 미팅... 한 여자를 만났다. 그 아이는 무척이나 호기심 많은 아이였기에 마약을 권하는 내 검은 손길에 무척이나 쉽게 유혹당했다. 마약에 취해 횡설수설 하는 그 애 얘기 속에는 한 남자가 등장했다. 6년 동안 그 여자 아이를 쫓아다녔다는 그 남자 아이... 그 여자 아이는 마약에 취해 내 품에 안겨 첫 입술을 내게 주었다. 난 그 남자 아이를 생각했다. 그 아이가 그렇게, 6년이란 시간을 바쳐가며 얻고 싶었던 그 여자 아이의 입술이 이렇게 쉬운 것임을 안다면 그 남자 아이는 얼마나 허탈할까... 그리하여 난 더욱 마약에 중독되어 간다. 지나간 내 슬픔을 잊으려 하듯이... 1125-625 건아처 본문 내용은 9,844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skk96/12397 Trackback: https://achor.net/tb/skk96/12397 👍 ❤ ✔ 😊 😢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각 Tag는 , 로 구분하여 주십시오. 14308 754 653 No 분류 파일 제목 성명 작성일 *공지 [Keqi] 성통회 96방 게시판 Keqi 2007/01/30 1920 [JuNo] 푸핫...또 밤을.. (II) teleman7 1998/03/14 1919 [GA94] 다시 명륜에... 오만객기 1998/03/14 1918 [최민수] 수술결과..... -_-; skkman 1998/03/14 1917 [JuNo] 나는 뭘했나? teleman7 1998/03/14 1916 [JuNo] 나는 뭐하나? teleman7 1998/03/15 1915 [버텅] 저는뭘했던가요? zymeu 1998/03/15 1914 [최민수] 교수연구실.......-_-; skkman 1998/03/15 1913 (아처) 밤바다 왕자지를 아시나요? achor 1998/03/15 1912 (아처) 사랑에 관한 두세가지 이야기들 achor 1998/03/15 1911 [JuNo] 몇가지...... teleman7 1998/03/17 1910 (아처) 치한의 슬픔 achor 1998/03/17 1909 [Grey] 할말 없음... 씨댕이 1998/03/17 1908 [GA94] 시삽진 된 객기... 오만객기 1998/03/17 1907 (아처) 치한의 기쁨 achor 1998/03/18 1906 [sun~] 오랜만에. 밝음 1998/03/18 1905 [sun~] 하나둘~ 밝음 1998/03/20 1904 [sun~] 나 교사 맞아? 밝음 1998/03/20 1903 [sun~] 나는 3학년. 밝음 1998/03/20 1902 [사악창진] 성아야. 오늘 도서관에서. bothers 1998/03/20 649 650 651 652 653 654 655 656 657 658 제목성명본문분류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