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엔,
가능한 한 일찍 밥을 먹곤
짧지만 깊게, 정말이지 푹! 침을 질질 흘리며 잠을 잔다.
내 고단하고, 피곤하며, 대개 취해 있는 -__-;
생활의 활력을 말하라면 당연히 시에스타다.
오늘도 어김 없이 기다려온 낮잠을 청하려던 찰나
회사 동료는 요즘 점심시간마다 좋은 공연을 하고 있다며 가보자고 한다.
문화콘텐츠센터에서 주최하는 정오의 여백,이라는 행사다.
동방신기나 원더걸즈 같이 대중적으로 유명한 이들은 아니지만
자신의 영역에서 실력을 인정 받고 있는 좋은 뮤지션들을 초대하여
차 한 잔 마시며 정오의 여유를 느껴보자는 게다.
오늘은 국악그룹 옌,이 나오는 날이란다.
오직 여성 6인조라는 문구만 눈에 들어온다. -0-
녹차 한 잔 받아들고 공연장으로 들어선다.
이제 막 시작했나 보다.
Heart of the Machine 이란 곡을 시작하고 있다.
여전히 눈에 들어오는 건 매력적으로 야시시한 6인조의 의상 뿐이다.
예상과는 달리 강력한 드럼비트로 곡이 시작된다.
하긴 처음 들었음에도 기억나게 할만큼 곡명은 메탈적인 느낌이 나긴 했다.
생각보다 훨씬 좋다.
마치 일렉기타를 25현 개량가야금이, 베이스를 거문고가 대신하는 듯 하다.
내지르는 보컬은 해금이 담당한다.
강렬한 비트 속에서 청초한 여인네들의 국악은 오묘하게도 어울린다.
결국 난,
멋있다고 감탄하고 말았다.
대단했다. 곡이 끝나고 진심으로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시에스타.
그 한 곡만을 들은 채 우리는 사무실로 돌아왔고,
나는 또다시 깊은 숙면에 빠졌다. 질질. -__-;
비록 고작해야 1곡 들은 것이지만 멋있었다, 옌!
건조한 도심 속에서 너무도 가까이 문화가 있다는 것이 묘한 행복감을 줬다.
이곳, 회사의 물리적인 위치는 최상급이다.
궁금해 할 자를 위해 동영상 하나.
20061125 MKMF에서의 사랑안해, 백지영과의 공연.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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