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도다.
이 행복한 시간도 이제 끝이라니...
이직으로 인해 며칠 간 여유가 있었고,
나는 진심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처음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로 할 일 없이 그냥 있었고,
다음엔 영화를 닥치는대로 봤고,
끝으론 1년 전 시작했다 그만 두었던 홈페이지 버전업을 준비했다.
얼마 전 이직한 yahon은
이 여분의 시간에 여행 한 번 다녀오지 못한 걸 후회한다면서
내게 여행을 권하기도 하였으나
그렇지 않도다,
그냥 이렇게 시간을 향유하는 것이
내게는 100번의 여행보다도 더 행복한 일임을 확신한다.
정말 행복했다. ㅠㅠ
일어나면 일단 오후다.
먹어서도, 씻어서도 안 된다.
오랜만에 다시 이 훼인의 길로 들어선만큼
완벽하게 해야 한다.
지상파밖에 안 나오지만 TV 속에는 흥미로운 프로그램 한 가득이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널브러져서 TV를 좀 보다가 지겨워지면
컴퓨터 앞에 앉는다.
뉴스를 보기도 하고, 게임을 하기도 한다.
이것마저 지겨워지면
이제 영화를 본다.
멋진 하루, 영화는 영화다, 강철중: 공공의 적 1-1
그간 너무나도 보고 팠던 영화들이다.
멋진 하루,는 근래 본 최고의 영화였다.
아주 좋았다.
http://empire.achor.net/ae_dbFilm/36
영화는 영화다,도 괜찮았다.
흥미로웠다.
김기덕은 앞으로도 전면에 나서기 보다는 후방지원 하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하다.
강철중: 공공의 적 1-1,은 1편만 못했다.
장진은 좋아하는 쪽에 속하는 감독이긴 한데 좀 시대에 뒤쳐지는 느낌이다.
장진 각본.
영화마저 지겨워지면
시간이 넘쳐나니 오랜만에 웹개발까지도 손을 대본다.
대상은 내 홈페이지. -__-;
뭘 좀 해볼까, 봤더니 히스토리가 눈에 띈다.
# 2009년 03월 08일 v7.3
1. v7.3 개발 중단
# 2009년 02월 25일 v7.3
1. v7.3 개발 시작
기억난다.
아주 오래된 것 같은데 1년밖에 안 된 얘기다.
1년 전 그 때,
서버를 Windows 2008로 업글한 후 그에 맞춰 사이트도 변경을 하려 했었었다.
꼭 그래야 했던 건 전혀 아니었는데 아주 열정적으로 빠져버렸다.
처음으로 휴가를 냈던 것도 그 때문이었고,
간간히 접속은 했었던 리니지2를 완전히 손 땐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그토록 열정적이었음에도
결국 근 2주만에 손들어 버리고 말았었다.
한 번 손을 대면 만사를 제껴놓고 하고 싶음에도 직장인의 한계로 그럴 수 없다는 사실에 아예 관둬버렸던 게다.
좋다, 이걸 다시 해보자.
v7.3
v7.2가 2007년 11월 29일에 나왔으니
성공한다면 2년 3개월만에 리뉴얼이겠다.
이직으로 인한 여분의 시간 말미는 모두 웹개발을 하며 흘러보냈다.
꼭 하지 않아도 되는 모든 행위를 배제한 채
마찬가지로 열정적으로 빠져 들었다.
예전보다 웹개발 실력이 나아질 까닭도 없겠으나
엉성하게 짜여진 코드들도 보이고, 비효율적인 코드들도 보인다.
모조리 바꿔버린다.
아예 구조까지도 바꿔버린다.
그러나
이번에도 결국 마무리 하지는 못했다.
너무 늦게 시작했다.
근 2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제 새로운 삶이 시작될 것이다.
또 다시 일과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껴야 할 것이고,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잠 자는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억울하거나 걱정되거나 하지는 않다.
살아간다는 것이 애초에 그럴 지언데.
다만 제한 없는 일상 속에서 마음껏 프로그래밍을 하는 게
내게는 꽤나 즐거운 일이었다는 걸 새삼 깨닫긴 했다.
물론 일이 아닌 취미일 때의 얘기겠지만. -__-;
벌써 26:46.
이제 몇 시간 후면 다시 일상의 시작이다.
잠을 좀 자두자!
- achor
|
